이창용 "금리 동결,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향후 금리수준에는 이견도"
"위원 5명, 3.75% 인상 가능성 열어둬…1명은 가계부채 선제적 대응 제기"
"통화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올라가게 하는 일 없을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6명의 전원일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한은 금통위 본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2, 4, 5, 7, 8월 기준금리 동결에 이은 여섯 번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다만 향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했다"며 "금리운용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어서 향후 3개월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5명은 (기준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현 상황을 평가해 볼 때 물가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을 뿐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 통방시보다 긴축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냐는 질문엔 "금통위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많은데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3개월 뒤에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일단 선을 그읏다.
다만 "기준금리를 한은이 계속해서 낮출거다 이런 얘기가 많았었는데 지금 전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거라고 보고 우리나라 금리도 상당기간 긴축기조가 계속될거라는 그런 견해가 조금 더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이 긴축적 수준이냐는 물음에 "중립금리 등을 보면 긴축적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가계부채도 늘어나고 기업부채도 증가하고 있는데 긴축적이냐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의 긴축정도를 금리라든지 중립금리와의 비교, 가격변수를 통해 판단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금융안정지수, 금융상황지수 등 가격변수를 통해 긴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런 가격 변수가 아니라 가계대출, 기업대출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걱정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경제에 주는 충격을 걱정하는 것인데 기업대출이 늘어났다고 금리수준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물가가 지금 하향으로 움직이는 기조를 볼 때는 통화정책이 긴축수준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좀 더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지금이 긴축수준이 아니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미시적 조정을 통해서 해 보고 안 될 경우 거시적 조정을 생각해 보겠지만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통화정책으로 인해 가계부채에 가장 큰 연관이 있는 부동산가격이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금통위원 5명 중 1명은 이런 이유에 더해서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과 유지 기간이 가계부채를 부실화하지 않으면서 증가세를 억제할 수준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를 통해 가계부채를 조정할 수 있느냐 하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엄청 올리거나 내리면 된다"라면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하고 연관된 것이 많아 결국 부동산 가격에 대한 문제로 통화정책만으로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가계부채의 조정 문제는 거시건전성(macro prudential)이라고 하는데, 미시적 조정을 통해서 해보고 그것이 정 안 되면 그 다음에 금리를 통한 거시적 조정도 생각해 보겠지만 (현재) 그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점진적으로 GDP대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것을 위해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너무 느슨하게 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것이라는 데 금통위원들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