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필수의료 현장의 정상화가 우선"
찬성 "노인·소득수준 늘어 의료수요 증가"
◆…자료사진=연합뉴스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19일에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거센 의료계 반발에 계획 발표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내부에서는 찬반측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의협은 의료 공백 문제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응급실 뺑뺑이, 소아진료 대란 등의 원인을 면밀히 살펴보면 의사수가 아닌 제도적 문제인 만큼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소장은 "필수의료 분야는 저수가 및 법적책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젊은의사들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며 "오진에 따른 형사처벌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인력대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의대 정원을 계속 늘리면 의료 과소비 불길에 기름을 끼얹어 결국 건강보험과 보건의료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홍보이사도 이날 YTN라디오 '생생플러스'에 출연해 "의료 소송이 10억대, 20억대로 거대화되고 있고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맞는다든지 낫으로 찍힌다든지 하는 폭력이 난무하다. 이것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개선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는 먼저 필수의료 현장의 정상화를 통해 의사 인력이 유입되는지를 확인 후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수현장에서의 사법적인 위험이라든지 기관을 운영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기적 적자를 발생시키는 저수가 등의 문제를 OECD 수준에 맞게 정상화하고 이후 의사들이 안 오는지를 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반면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필수의료 의사 부족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사 수요를 고려했을 때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효과보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 수준이 늘어서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가 인구 감소 효과에 비해서 5배나 많다"며 "우리나라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 환자가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뺑뺑이를 돌고, 그 원인이 의사가 없어서이고, 소아 진료 대란과 지방에는 연봉 4억을 준다고 해도 의사를 구할 수 없어서 응급실을 요일제로 운영하는 등 의사 부족 현상이 사회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의협은 의사가 안 부족하다고 하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은철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18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노인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야 된다. 다만 2050년이 되면 노인 인구마저도 감소하므로 의대 정원은 단기적으로 늘리고 나중에는 아마 축소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