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국정원 내부 갈등, 윤석열 집안 다툼이어서 방관"
"인사 ABC 안 맞아…원장 임명 후 차장 임명이 순리"
"대통령실이 국정원 장악하겠다 이상도 이하도 아냐"
"후임 원장에 유성옥? 국정원 내 심리전단장, 정말 위험한 분"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2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망가질 대로 다 망가지고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아니라 '걱정원'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하는데, 대통령 결단의 '결'자도 못 갔다. 너무 늦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권춘택 1차장·김수연 2차장, 수뇌부를 전격 교체했다. 김 원장 등에 대한 교체 배경으로는 끊임없었던 국정원 내부 인사 잡음이 거론됐다. 이들의 사표를 수리하는 형식이었지만, 사실상 경질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윤 의원은 "왜 용산 대통령실이 이대로 놔뒀냐, 둘 수밖에 없었던 건 국정원 내부 갈등이 윤석열 집안 다툼이어서 그랬던 것"이라며 "큰 형님 밑에 2인자를 두고 서로 싸우는 거다. 못 본 척하고 둘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던 게 1년 반인데, 그동안 국정원의 인사 파행이 5번이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첫 번째가 대통령의 최측근 조상준 기조실장이 국회 국정감사 당일 날 아침에 사표를 낸다. 국회 국정감사를 담당하는 주무 부서장이다. 그런 사람이 냈다는 건 일종의 항명이다. 두 번째로는 대통령이 재가한 1급 국정원 인사가 백지화된다. 전면 취소가 된다"고 짚었다.
또 "세 번째로는 제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데 국정원 내부에서 서로를 죽이고 자신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언론 플레이를 한다"며 "국가를 지켜야 될 국정원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이런 게 지난 1년 반 동안 계속 정리되지 않고 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임 1차장에 홍장원 전 영국 공사이 임명돼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국정원 2차장에는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이 임명됐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인사의 ABC가 하나도 안 맞는 인사다. 상식적으로 원장을 임명하고 그의 의견을 들어서 차장을 임명하는 게 순리"라며 "원장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차장부터 임명하는 것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용산 대통령실이 국정원을 장악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두 번째는 방법이 틀렸다. 정보기관의 원장과 차장을 동시에 바꾼 적이 없다. 역대급"이라며 "말로는 안보 안보 하면서 정보기관의 수장을 이렇게 일괄적으로 바꾼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내에서 누구 눈치를 보겠나. 원장은 바지사장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며 "임명권자가 누군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거기 때문에 국정원 내 군기와 질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어제 국정원에서 홍장원 신임 원장 직무대리가 부서장회의를 소집했다는 걸 보도자료를 냈다. 역대급 코미디"라며 "북한의 통전부가 자기 부서장회의 한다고 보도자료 내나. 노동신문에 싣나. CIA가 그런 짓 하지 않는다. 정보기관으로서는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 벌어진 거다. 악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임 국정원장으로 거론되는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은 과거 국정원 댓글 공작 당시 국정원 내 심리전단장으로, 정치 개입의 상징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댓글 부대를 운영해 심리전이라는 말로 미화시켜서 활동했던 분"이라며 "법원에서도 죄가 확정돼 자격정지 1년 6월을 받았다"고 짚었다.
이어 "보수단체의 관제 시위도 주도하고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정치 개입을 하셨던 분인데 작년 12월 윤석열 정부가 특별사면을 했다"며 "이런 분은 정말 위험한 분이다. 국정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