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과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외신에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 수사가 외환은행 매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여 대주주 자격 박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국내 언론과 커다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칼럼을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작업은 론스타의 인수 가격이 조작됐다는 주장에 의해 지연되고 있으나 한국 검찰이 서류 검토에 몰두하는 동안 외환은행은 이익을 올리고 있어 이 부분이 최종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될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신문은 국민은행이 인수가격을 지난 5월 합의한 주당 1만5천200원에서 더 높이기를 원치 않지만 기회비용과 함께 외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수익이 늘어나고 있어 론스타의 인수가 증액 요구를 단념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협상에서 논쟁을 피하기 위한 해결책으로는 배당을 제시했다.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본(Tier1) 비율이 10.8%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라 배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이어 은행 평균 배당률을 반영할 경우 지난해 배당률 10%가 가능했던 점을 감안하면 총 2억달러의 적정 배당금액 가운데 50% 이상이 론스타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이 동의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3분기 실적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부진한 순이자마진(NIM)과 어두운 전망을 상쇄하기 위해 외환은행을 필요로 한다는 설명이다.
또 국민은행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공개입찰 역시 거래를 성사시킬 많은 다른 인수 희망자들을 끌어당기고 있어 론스타가 자신의 이익을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이른바 '먹튀'에 대한 국내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외신은 여전히 론스타에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월 감사원의 중간감사 결과 발표 직후에도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관련 혐의 벗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시 불법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중간감사 결과 밝혀졌다"며 헐값매각을 강조한 국내 언론과 상반된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로이터통신도 '감사원, 2003년 외환은행 매입 당시 론스타 무혐의 밝혀'란 기사를 게재했고 아시안월스트리드저널(AWSJ) 역시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일부 외신에서는 그동안 줄곧 론스타의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며 "국내 언론과 시각차가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