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한반도평화 노력" 이재명,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고발당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 북한"이라는 표현을 쓰며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대학생 단체인 신(新)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는 22일 오전 9시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전대협은 이 대표가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주석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해야'라고 발언한 것이 북한에 동조함으로써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전대협은 고발장에서 "이 대표의 당시 주장은 북한이 민족 관계까지 부정하며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대북정책인 강 대 강 대치가 더욱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며 "안보 위기 상황의 책임 주체를 대한민국으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쟁을 주도한 김일성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주장은 국제 사회에서 오로지 북한만이 주장하는 '북침설'을 선전 혹은 동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단체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정권의 만행을 '평화적 노력'이라 규정하고, 북한의 대남 인식을 선전 및 동조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발을 멈춰야 한다며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 또 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을 향해선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할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옆집에서 돌멩이를 던진다고 더 큰 돌을 던져서 더 큰 상처를 낸다 한들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했다.

이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우리 북한'이라고 발언했지만 나중에 공개한 회의 공식 속기록에서 '우리' 표현이 삭제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적대적 강경 정책'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북한김정일과 김일성에 대해선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긍정적 취지로 말한 데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임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마치 정부를 비난하는 듯한 태도를 갖는 것은 공당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선대의 노력, 어떤 노력을 했다는 건가. 판문점에서 도끼 만행하고, 김신조 사건 일으키고, 아웅산, 칼(KAL)기, 연평도, 어떤 노력을 했다는 건가"라며 "이런 것 중에 하나라도 직접 저지른 사람이라면 평화적 노력을 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서 책임 있는 의견이나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영호 의원은 "이 대표는 '우리 북한'이라고 했는데 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발언문에는 '우리'를 뺐다"며 "이 대표가 무의식중에 한 발언이라고 해도 이를 통해 평시 이 대표가 가진 친북·종북 의식을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해수호 55용사 전사자 유족회'는 지난 20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도발로 가족과 전우를 잃은 서해수호 55용사 전사자 유족회와 참전 장병들은 물론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으로 희생된 수많은 호국 영령의 유족, 장병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망언"이라고 맹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대표는 서해수호 55용사 전사자 유족, 참전 장병들과 직접 만남을 갖고 사과하라"며 "민주당은 서해수호 55용사를 비롯한 호국 영령들에 대한 공식 입장과 현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 설명하라"고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