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갈등에…민주 "대놓고 당무개입…중대 불법"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한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거절한 것과 관련해 "이렇게 대놓고 당무에 개입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정치중립 위반은 물론 형사처벌도 될 수 있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불법행위를 무마하려고 당무개입도 불사하는 대통령, 국민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한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 스스로 대통령실의 사퇴 압박을 인정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무 개입의 이유가 국민적 의혹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며 "배우자의 불법행위를 무마하기 위해서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부족해서 여당의 당무에 개입한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아바타 정당으로 만들어 자신과 김건희 여사를 지키는 방탄복으로 삼으려는 파렴치한 당무 개입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본인 입으로 확인해줬다"며 "이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치 중립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검토를 거쳐 조치할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진짜 한동훈 자르기이든 가짜 약속 대련이든, 윤석열 아마추어 정권이 공당인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과 김기현 내쫓기에 이어 한동훈 비대위원장까지 내쫓는다면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정치적 중립 위반 의무에 대한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여당 측 주류 인사들이 한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한 위원장이 사퇴 요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비대위원장은 22일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자신에게 위원장직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는 것과 관련해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인정하면서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개입이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당정 신뢰가 깨졌다는 지적에 "여러가지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고, 정은 정의 일을 하는 게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했다. 또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게 된 원인으로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꼽힌 데 대해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번도 변한 적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80여일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핵심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때문으로 보고 당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한 듯 총공세를 펼쳤다.

정 최고위원은 "윤석열, 한동훈이 갈라치는 갈라쇼를 하든, 짜고 치는 고스톱 약속 대련쇼를 하든 분명한 것은, 김건희 특검과 김건희 명품백 수수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전야처럼 이미 불길이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사퇴쇼로도 한동훈 봉합쇼로도 막을 수 없는 이 불길을 막는 유일한 길은 김건희 여사 특검 수수하고,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수준 낮은 약속 대련이 맞는 것인지, 정말 당무 개입까지 하면서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간의 불화설이 있는 게 맞는 것인지, 결국은 한동훈 위원장의 행동이 무엇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수용하라. 명품백 수수에 대해선 조속한 수사를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명품백 수수는 김건희 여사에게는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는 청탁금지법 8조가,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신고하지 않았으니 청탁금지법 9조가 적용된다"며 "부디 일련의 사태가 한동훈표 정치 공작이 아니길 바란다. 대통령실의 대통령 당무 개입에 대한 대응 또한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2022년 1월 언론을 장식한 제목은 '전격 화해 윤석열·이준석 포옹'이었다. 대선을 앞둔 극적인 화합처럼 보였지만 양두구육 화합이었다", "이제 한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쇼가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통과가 핵심인데, 난데없이 '거취 압박'으로 쇼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만들었다고 우겼던 김건희 모녀 23억 수익에 대한 검찰 의견서가 본인이 법무부 장관 때 작성된 것을 이제는 확인하셨을 것"이라며 "또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몰래 받은 것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동훈표 사천도 문제지만, 대통령실이 공당의 대표보고 나가라 마라 개입한 것은 더 엄청난 문제"라며 "국민의힘은 25일에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결에 동참하라. 한동훈 위원장은 제2의 이준석, 제2의 김기현 혹은 제2의 강성희처럼 끌려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