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강제퇴장' 운영위 與 불참으로 파행…野 "국민과 국회 무시"

野 "대통령, 노골적 당무 개입 가능한가…안 되는 일 벌어지는데 국회는 묻지를 못해"

"대통령이 듣기 싫은 말 못 하도록 한 것은 '심기 경호'에 불과"

與 "강성희 강제퇴장 사건, 관심 끌려 대통령 도발…경호실 조치 정치 탄압으로 과장"

야당 위원들은 23일 운영위 소집에 협조하지 않는 여당을 향해 "명백히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회 운영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회의가 산회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가 운영위 소집이 남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나 필요할 때 소집을 요구하는 것이 남발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강 의원의 강제퇴장, 그전에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외교실패, 채수근 상병 사건에 대한 대통령실 개입 의혹, 거기다가 김건희 여사 관련 여러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대통령이 이렇게 과도하게 노골적으로 당무에 개입하는 것이 가능한가, 비대위원장에게 물러나라 말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한가"며 "안 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 왜 국회는 거기에 대해서 묻지를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상당히 대통령실이 이상하게 운영되고 있고 국회가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주지 않는 것이 권한 남용이고 남발"이라며 "빨리 (운영위) 소집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성희 의원 강제퇴장 조치 관련) 여당에서 경호법 위반을 주장하는데 위해가 있을 때 실시하는 게 경호"라며 "강 의원은 윤 대통령과 거리가 떨어진 다음에 말을 했는데 입을 막았다. 말이 어떻게 위해가 되나, 대통령이 듣기 싫은 말을 못 하도록 한 것은 '심기 경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 이후 대통령실은 '경호상 위해 행위'로 판단해 강 의원을 강제 퇴장 조치했다.

이에 민주당과 정의, 기본소득당, 진보당의 야4당은 전날(22일) 대통령실의 강성희 의원 강제 퇴장 관련 운영위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각 정당 대표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운영위를 개최해 대통령의 사과, 대통령실의 경호처장 파면,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국회운영위는 국민의힘에서 극도로 반대하는 김건희 여사 의혹들은 제외하고 국회의원 폭력 제압을 단독 안건으로 요구했다"며 "이마저도 받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국회 구성원의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운영위원들은 합의되지 않은 의사 일정이라며 운영위원장인 윤재옥 원내대표와 간사인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외하고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경호처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의사 일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강 의원 강제퇴장 사건은 관심만 끌 수 있다면 일부러 대통령을 도발하고 경호실 조치를 또다시 정치 탄압으로 과장하는 억지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