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기업으로 삼성전자·TSMC·인텔 등 꼽혀
바이든, 선거 주도권 잡기 위해 발표 예상
◆…미네소타주 블루밍턴에 있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사진=로이터통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반도체 산업 지원을 강력한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몇 주안에 반도체 기업들에 수 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5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켰지만 보조금 지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170개 이상의 기업이 반도체지원법 지원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지급된 보조금은 단 두 건에 불과하다.
지원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공장 가동도 미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산 반도체가 생산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는 지난주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애리조나 1공장에 이어 애리조나 2공장의 생산이 1~2년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3월 7일로 예정된 국정연설 이전에 일부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 성과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선거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기업들로는 인텔,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꼽힌다.
인텔은 애리조나, 오하이오, 뉴멕시코, 오레곤에서 435억달러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또 다른 기업으로는 4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 피닉스 인근 팹(생산공장) 2곳을 건설중인 TSMC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댈러스 인근에 173억달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팹당 최대 30억달러까지 각 프로젝트 총비용의 15%가 지원될 수 있다. 보조금부터 대출, 대출보증, 세금 공제 등이 포함돼 모두 390억달러에 달한다.
미 랜드연구소의 반도체 전문가 지미 굿리치는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예측 가능성을 필요로 한다"며 "기업들은 시장 수요가 있고 글로벌 경쟁에 필요한 수준에서 정부의 인센티브가 제공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팹 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장비구입 등의 투자를 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