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태원법 거부권 행사, 진실 밝히는 게 두렵나"
"피해자 대하는 태도, 세월호와 하나도 다르지 않아"
"국가 차원 보상 왜 하나, 진상규명 입밖에 내지 말라는 협박"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주최로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은 1일 유가족과 시민사회 공동 주최로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를 열고 "반민권, 반국가, 반민주 윤석열 정부와 끝까지 맞서 싸우고 이태호 참사 특별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야4당과 이태원참사 유가족 등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 규탄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이 아니다"며 "의장이 중재안을 만들었고 그 의장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해서 협의에 협의를 거쳐서 양보에 양보를 했다" "우리의 기대는 무참하게 짓밟혔다"고 비판의 운을 똈다.
홍 원내대표는 "양보하고 수정하고 유가족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큰 법안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그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왜 그랬을까, 진실을 밝히는 것이 그렇게 두렵나. 진실이 드러날 경우 도대체 누가 그 진실 앞에 책임을 져야 되는지 그것이 두려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거부권을 쓴 대통령이 제시한 방안은 유가족과 국민을 두 번 모욕 주는 것이었다. 마치 유가족과 희생자 분들이 돈 몇 푼 받으려는 사람들처럼 매도한 것"이라며 "그들이 피해자와 시민을 대하는 태도는 10년 전 세월호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유가족을 매도하고 마치 유가족들이 보상금이나 바라는 사람, 자기 자식이 죽었는데 돈 몇 푼 때문에 시위하는 사람으로 매도했었다"며 "지금 역시 돈 몇 푼 제시하면서 자기 할 일 다 했다고 하는 것이 정부의 태도인가.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유가족들은 배보상을 말하지 않았으며 다만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이라며 "500일이 지난 시점까지 사고의 원인도, 그날의 진상도,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와서 겨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기소가 결정된 것이다. 참으로 참담하고 암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거부권을 통해서 자신들의 의도가 성공한 듯, 자신의 뜻이 관철된 것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역사는 당신들이 원하는 것처럼 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윤석열 정권의 심판의 시간을 우리는 재촉하고 당기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정부여당에 경고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 말대로 진상규명도 다 끝났고, 국가의 누구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없다면 국가 차원의 보상은 도대체 왜 한단 말인가"라며 "지원해 줄 테니 진상규명 입밖에 내지 말라는 협박과 다름없다"고 맹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끔찍이 아끼고 보호하는 손톱만큼이라도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을 헤아리길 바란다"며 "유족들은 명품백 수수한 것도 눈 감고,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 귀 닫으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다. 159명 국민들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해 달라는 것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국회에서 안 된다면 다음 국회에서라도 반민권, 반국가, 반민주 윤석열 정부의 끝까지 맞서 싸우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아주 집요하게 방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특별법 제정 자체를 거부하지는 못했다.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양심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양심조차 저버리겠다는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강성희 진보당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거부된 법안들을 반드시 다시 살려내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며 "그러자면 4월10일 야권이 총단결해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족협의회 위원장은 "이태원 특별법의 여야 합의 불발의 결정적 원인은 특조위원의 추천권 때문이다. 특조위원의 중립성, 공정성이 위반된다는 가식적인 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거부하나, 진상을 밝히고 조사를 하면 감옥에 가야 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 "밝히고 싶지 않은, 밝혀져서는 안 될 진실이 이태원에 파묻혀 있기 때문"이라며 "이태원 특별법이 거부되면서 안전 사회로 가는 길은 또다시 요원해졌다. 분열과 혐오의 정치,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윤석열 정부는 대답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