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가계 빚, 또 ‘역대 최대’…주담대 ‘사상 최고’

한은, ‘2023년 4/4분기 가계신용’ 발표

가계신용 1886.4조원…전분기말 대비 8조원↑

가계대출, 전분기比 6.5조원 증가한 1768.3조원…주담대 15.2조원 늘어

“정부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로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

2023년 4분기말 가계 빚이 전분기말 대비 8조원 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1064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3년 4/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8조원 늘었다. 3분기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8조8000억원 늘어 증감률로는 1.0%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는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 재화의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신용)거래인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 잔액은 1768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1761조7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대출은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폭은 확대되면서 증가폭은 전분기말 대비 축소됐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2023년 3분기 +17조3000억원→4분기 +15조2000억원)은 정책모기지(특례보금자리론 등) 공급속도 조절과 개별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 축소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다만 주담대 잔액은 1064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는 지난해 3분기 1049조1000억원이다.

기타대출(-2조9000억원→-8조7000억원)은 증권사 신용공여액 감소 등에 기인해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은 증가폭이 확대(+10조원→+11조4000억원,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규모 확대)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감소폭이 확대(-4조8000억원→-5조8000억원,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폭 확대)되고 기타금융기관 등은 증가폭이 축소됐다(+9조2000억원→+1조원, 정책모기지 공급 속도가 둔화되고 증권사 대출이 전분기대비 감소로 전환) .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이용규모 확대 등 영향에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전분기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연간 가계신용은 18조8000억 증가했는데 연간기준 가계신용 증가폭으로는 2022년과 2003년을 제외하면 통계 작성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분기 특징을 보면 신용대출,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된 가운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로 분기 중 정책모기지 공급 규모가 전분기보다 줄고 예금은행 일반 주담대 증가폭도 축소됨에 따라 가계신용의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