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필수의료 연봉 4억원, 일반화 오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근거 연구자료 거짓말"
"의사 매년 3000명씩 늘어 OECD 평균 훨씬 상회"
경실련 "경험을 통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게 각인"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2024.2.19 사진=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서울대 의대 교수가 제기한 '35세 종합병원 의사 연봉 4억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35세면 의과대학 졸업하고 전문의 나이인데 연봉 4억원은 팩트가 아니다"며 "4억을 주는 병원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의사 공급이 부족해 35살 전문의 연봉이 4억원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주 위원장은 "4억원을 받는 곳은 종합병원 필수의료 쪽이다. 필수의료쪽은 의사가 부족해 연봉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연봉을 낮추기 위해서는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비급여로 간 의사를 돌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법적인 문제 해결과 적절한 수가를 받게 되면 필수의료 의사들의 부족한 문제는 단시간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 수 늘려봤자 필수의료 인원 그대로라면 연봉은 더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일주일 전쯤 한 경제지에 의사들 연봉 평균이 2억8000만 원~3억 원이라는 기사가 보도됐었는데 거기서 말하는 의사들은 인턴,레지던트가 아닌 개원의를 말한다"며 "의대,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과정 마치고 40세 정도 돼서 개원해 2억 8000만원의 수입을 버는 것이 비난받아야 될 정도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개원의도 자영업자인데 자영업자의 연봉이 많다, 적다라고 정부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연구기관을 인용한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근거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근거 자료로 언급한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이미 언론사 인터뷰에서 해당 연구를 통해 의대정원 2000명을 증원하라고 밝힌 적이 없다"고 전하면서 "일부 내용들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근거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의 고령화로 인한 증원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사는 일반 근로자와 다르게 은퇴 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사실상 일상 생활이 가능한 연령까지는 지속적으로 의료업에 종사하고 있어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고연령까지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2003년도 이후 의대정원이 동결돼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과 관련해선 주 위원장은 "8,90년대 신설대를 통해 매년 3000명 이상의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활동 의사 중 30~50대 젋은 연령의 의사 수가 외국과 비교가 안될 수준으로 높다"면서 "이는 OECD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증가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 위원장은 "정부가 의사들을 만만하게 계속 몰아붙이니까 의사들이 더 화가 많이 나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이 지경을 만든 것은 정부"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21일) 오후10시 기준 전공의의 약 74.4% 수준인 9275명이 사직서를 냈다. 지난 20일보다 459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중 약 64.4%인 8024명이 병원을 떠났다.
휴학에 참여하는 의대생들도 크게 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22개 의대에서 3025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시작한 첫날인 19일부터 사흘간 누적된 휴학 신청자 수는 34개 의대 총 1만1778명으로, 전체의 62.6%가 휴학을 신청했다.
정부의 강경대응에도 불구하고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강대강 대치 국면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연합뉴스에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게 각인되고, 학습된 상태여서 '자신감' 있게 집단행동에 나서는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어 "오래 가면 갈수록 (정부가)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