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방향은 옳은데, 소통 부족이 문제"라는 대통령실

윤 참모회의 통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해

이재명 대표와 회담 가능성 '열려있다'… 최소한 물리적 시간 필요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자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두발언 이후 마무리발언과 이어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총선의 매서운 평가의 본질이 소통의 문제이지, 국정 방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한다고 해석해도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언론에서도 그런 평가를 많이 하는데, 국정 방향은 옳다. 다만 국정운영 스타일, 또는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다수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 기조, 국정운영 방향이라는 것은 지난 대선을 통해 응축된 국민의 총체적인 의견이다. 그 뜻을 받들어 윤석열 정부가 집권했고 그 뜻에 따라 국정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총선 패배) 때문에 국정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게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왔던 국정 기조나 원칙, 방향은 가져가되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 소통 문제라든지 예산 문제, 입법 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저희가 조화롭게 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국민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 못할 게 뭐 있느냐'는 말 안에 다 포함돼 있다"며 영수회담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국회가 5월말 마무리되고, 22대 국회 원구성도 돼야하고, 여당 지도체제가 완전히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 대통령이 소통 얘기를 꾸준히 해왔는데, 예를 들면 민생토론회를 통해 국민을 직접 만나는건지, 기자회견 형식으로 할 것인지 등 (소통의) 구체적인 방식을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서 (소통을) 미뤄온 측면이 있다"며 "지금 언급한 부분들을 포함해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언급이 없었다.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통해 밝힌 공직기장과 관련해서 민정수석실 신설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관련 준비 상황과 김건희 여사의 사전투표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지에 대해 확인을 해 달라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이 쇄신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인사와 함께 조직 이야기도 나온다"며 "갑작스럽게 결정할 일은 아니고, 시간적 여유를 갖고 언론의 피드백도 감안하면서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의 사전투표는 4월 5일 오후 3시쯤 용산구의회에서 투표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거기 계신 참관인들, 선관위 직원들과 국민들도 다 목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 문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가 왜 이뤄지고, 이 시점에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에 대해 언론에서도 많이 지적하고 있다"며 "인사를 준비하는 분들도 그런 점을 많이 감안해서 하지 않을까싶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서 들은 윤 대통령의 마무리발언과 참모회의 과정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해보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 내지 기조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힌 모두발언의 내용은 결국 윤석열 정부가 진단한 문제의 원인이 국정운영 방향의 잘못이라기보다 '소통 부족'으로 진단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