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해병예비역, 윤 대통령·이시원 고발.. “직권남용 책임져야”

시민단체·해병대예비역 등이 해병대 채모상병 순직사고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및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해병대예비역연대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이 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군사법원법 위반 등의 점으로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방부 장관의 결재까지 득했던 해병대 수사단의 최초 수사 결과가 번복되고,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른 수사결과보고서 경찰 이첩 조치가 부당한 외압에 보류되는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졌다"며 "피고발인 윤석열은 자신의 막강한 직무권한을 남용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벙뮈 축소 및 수사보고서 경찰 이첩 보류라는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고발인 이시원은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공직기강비서관 자리에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에게 외압을 행사해 수사를 방해했다"며 "대통령의 직권남용 행위와 함께 공범의 죄책을 져야 마땅하다"고도 부연했다.

이들이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고발한 이 비서관은 검사 출신으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서 정직 1개월을 받은 바 있다. 이 비서관은 지난 2022년 5월 대통령실 내부 직원들의 기강을 감독하는 공직기강비서관직을 맡아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해당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는 해병대 출신 지식인·종교인 성명 발표 기자회견도 진행됐다.

해병대 출신 황석영 작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해병 사단장의 공명심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군은 어느 위정자의 사병이나 어느 장군의 출세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아들·딸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의 군대"라며 "이런 정부와 국민 간 신뢰를 깨버린 대통령이나 일선 지휘관들은 마땅한 정치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황 작가는 이어 "우리는 이제까지 정부를 이끌어 오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실정과 무능을 보여준 윤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즉각 사임'의 의미가 '하야'라고 설명했다.

해병 출신 종교인들도 해당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내고 "2023년 7월 20일 윤 대통령은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4·10 총선 결과가 여당 참패 및 범야권 압승으로 귀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제21대 국회가 남은 임기 동안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오는 5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