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외무장관 태운 추락 헬기 수색 난항…생사여부 몰라

아제르바이잔 국경 댐 완공식서 돌아오던 길…산악지대에 비상착륙

헬리콥터 3대 중 대통령 탑승기만 연락 두절

테러 가능성은 적어…내무장관 “악천후로 경착륙”

폭우·바람 등으로 수색 어려워…안개·추위 속 구조 작업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을 태운 헬리콥터가 19일(현지시간) 이란 북부 산악지대에서 비상 착륙한 후 아직까지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 원인은 악천후로 테러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조팀이 급파된 상황이지만 폭우와 극심한 추위로 인해 수색 작업은 어려워지고 있다.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제르바이잔 국경의 댐 완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 기타 이란 관리들을 태운 헬리콥터가 이란 북서쪽 산악지역에 비상착륙했다.

이란 국영TV는 이날 사고가 수도 테헤란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아제르바이잔 국경 도시 졸파 인근에서 '경착륙'했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이를 더 동쪽 지역인 우지 지역 근처로 정정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헬리콥터가 추락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긴장 상태에 있는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전례 없는 드론 미사일 공격을 시작하고 무기급 수준에 가까운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또한 이란은 침체한 경제와 여성의 권리 등을 이유로 시아파 신권정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직면해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흐마디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이날 국영TV에서 "헬리콥터 중 하나가 악천후와 안개로 인해 경착륙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양한 구조대가 해당 지역으로 이동 중이지만 날씨가 좋지 않고 안개가 짙기 때문에 (구조 작업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모센 만수리 이란 행정담당 부통령은 이란 반관영 FARS통신에 추락 직후 승무원들과의 통신에 따르면 사고는 심각하지 않으나 비행 중이던 헬리콥터 3대 중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리콥터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다른 두 헬기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리 부통령은 "보안기관이 사건 발생 지역을 반경 2km로 파악했으나 기상 상황으로 지역에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영TV는 라이시 대통령이 실종된 지역을 '숲'이라고 언급했으며 구조 작업을 위해 숲속을 질주하는 SUV의 모습을 방송했으나 폭우와 바람 등 악천후로 인해 차량 운행이 방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란 제6공군기지 사령관은 "구호작전 수행 명령에 따라 타브리즈 공군 제6전투기지 헬기가 바르제칸 지역에 도착했으나 안타깝게 기상 악화로 작전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근 지역에서 안개 속을 걷고 있는 구조대원들의 모습도 전파를 탔다. 관계자들은 밤이 깊어짐에 따라 구조 대원들이 짙은 안개와 극심한 추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이란 관리는 인디펜던트에 대통령의 생사 여부에 관해 "위기에 처해있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