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장과 한상률 국세청차장 등 국세청 수뇌부가 종합부동산세 납부거부를 선동·교사하는 집단에 대해선 엄단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이 국세청 코앞에서 '종부세 거부'를 외치며 집회를 벌여 국세청 엄단의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라이트코리아, 나라사랑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소속 17명은 5일 오후, "북은 핵폭탄! 남은 세금폭탄 불안해서 못살겠다"는 플랭카드와 함께 '종부세거부!' '국세청장 사퇴!'라는 피켓을 들고, 국세청 앞에서 "조세범 처벌운운, 후안무치한 국세청장은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쳐댔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공동대표는 "국세청장과 차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우리가 마치 납세거부를 선동하고 교사하고 있는 것으로 표현함은 물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법을 모르는 후안무치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납세거부를 선동·교사를 한 것이 아닌데, 납세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납세거부가 아닌 국세청이 제시하는 3% 공제혜택을 포기하고 체납하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종부세거부!'라는 피켓 내용과 관련해선 "종합부동산세법 자체를 거부한다는 의미일 뿐, '종부세 납부를 거부하자'는 선동의 의미가 아니다"며 "조세범 처벌법으로 처벌하려면 얼마든지 처벌해 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공시지가 15억원짜리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 600만원이 넘는 종부세를 물리면서 시세 15억원어치의 증권을 보유해도 팔기전에는 보유세가 없다"며 "부동산도 재산이고 증권, 예금도 재산인데 유독 부동산에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고 위헌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오는 8일 삼성·역삼·서초세무서를 시작으로 ▲11일 강남세무서 ▲12일 송파세무서 등 일선세무서를 순회하며 종부세의 부당함을 알리는 전단지를 통해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어서 국세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들 단체들은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전단지를 뿌리는 행위자체가 종부세 납부거부를 선동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시민들을 계몽하기 위한 목적일 뿐 선동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군표 국세청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강남·송파·강동세무서 등 일선 세무서를 순시하고 종부세 신고업무 등의 업무상황을 둘러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