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소환 관련 대통령실과 갈등설
이원석 "증거 법리대로 한다면 없을 것, 기대"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수사지휘권 회복 묻자
"일선 검찰청서 증거와 법리대로 수사할 것"
대북송금 이화영 1심 선고 "국정원 문건 유죄 판결 주요 근거"
이재명 기소 여부 "실체 규명, 책임 물을 수 있도록 최선"
◆…이원석 검찰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1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 관련 검찰 소환 여부를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에 대해 "증거대로, 법리대로만 한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저희가 다른 고려 없이 증거대로 법리대로만 한다면 그러한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을 동시 수사한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여러 번 소환이 부담돼서 그런 것인가' 질문에 "구체적인 수사 일정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 일선에서 또 보고가 오고(나면) 협의해서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며 김 여사 소환 필요성을 언급한 뒤 검찰에선 "영부인을 여러 번 부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동시 조사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김여사 소환 관련 대통령실과 또다시 갈등설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이 총장은 증거와 법리대로 하겠다는 뜻을 강조하며 선을 그은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가 배제돼 있는 상황인데, 법무부에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할 것인지 묻자 "지난 정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며 "일선 검찰청에서 다른 일체의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대로만 제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 처리한 데 대해선 "검찰은 검찰 차원에서 수사 일정을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 방침도 시사했다.
이 총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9년6개월 선고받은 1심 판결과 관련해 "300페이지가량 되는 방대한 판결문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각의 잘못된 주장과는 달리 국정원 문건을 유죄 판결의 주요한 근거로 삼고 있다는 것이 판결문 분석 결과"라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기소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이 엄중히 물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과 정파, 정당, 이해관계를 떠나 어떤 고려도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수사하고 처리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수사팀 탄핵'까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검찰을 수사하는 특검법안은 사법방해 특검이다. 이런 특검 추진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재판이 끝나고 나서 사법부에 대해 욕설을 암시하는 SNS를 남기고, 재판부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그런 말을 하고 있다. 또 법왜곡죄니 심판을 교체해야 되느니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이것은 검찰을 넘어서 사법부에 대한 압력, 헌법에 나오는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앞으로 법원의 판사에 대한 특별검사와 탄핵까지 이어지지 않을지 몹시 걱정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시도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수원지법은 지난 7일 특가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에게 1심에서 징역 9년 6월에 벌금 2억 5천만원을 선고했다. 쌍방울이 이 대표의 도지사 방북 비용과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납하려고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전 부지사의 판결문에는 2급 비밀 등으로 분류된 국가정보원 문건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법원은 이 전 부지사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일반인의 판결문 열람 및 제공 제한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은 1심 판결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