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7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숙련 교수와 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 연구팀은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간암·위암·식도암 등 4기 고형암 환자 13명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의 대변을 이식한 후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한 결과 절반 가까이에서 면역항암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간암·위암·식도암 등 4기 전이성 고형암 환자 13명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의 대변을 이식했다. 그러면서 대변 이식 전 수혜자에게 경구 항생제를 누약한 후, 장내 미생물을 제거한 후 공여자의 대변에서 미생물만 분리해내 대장 내시경을 통해 이식했다. 그러면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해 6~8주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로 암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명의 전이성 간암 환자에게서 대변 이식 후 암 크기가 48% 감소해 부분 관해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서 언급한 '부분 관해'는 부분적으로 환자가 전신 상태 및 증상, 말초혈액 검사에서 정상 범주로 회복된 상태를 뜻한다.
또, 대변 이식 전 간암 종양 표지자 검사(AFP) 수치가 백만 ng/ml 이상까지 증가한 반면, 대변 이식 후 3000 ng/ml으로 감소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울러 5명의 전이성 암 환자는 대변 이식 후 더 이상 암이 진행되지 않았다.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암이 진행한 환자 13명 중 거의 절반의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 효과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한편,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악성흑색종 환자에게 대변 이식을 통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키면, 다시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고형암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는 없어 의미가 있다.
최근들어 면역항암제가 표준 항암 치료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의 약 20~30% 환자에게서만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그 중 대부분은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한다.
연구팀의 박숙련 교수는 "새롭게 발견한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와 사람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함께 배양했다"며 "그러자 T세포에서 나오는 면역반응 물질인 인터페론감마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종양이 생긴 실험쥐 모델을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도 이 장내 미생물과 면역항암제를 같이 적용했을 때 암 크기가 50% 이상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데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장내 미생물 연구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연구팀의 결과로 대변 이식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개선시킨다는 사실과 관련 있는 장내 미생물까지 규명돼 이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