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엠폭스 확산에 보건비상사태 재선언 검토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제 보건규약 긴급 위원회를 가급적 빨리 소집해 엠폭스가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 보건 비상사태인지에 대한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는 WHO가 발령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보로, PHEIC가 선언되면 WHO 사무총장은 국제 보건 규정에 따라 비상 대응을 시작할 수 있다.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엠폭스는 2022년 5월 이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지역과 관계없는 감염사례가 이례적으로 유행했다. 주로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전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엠폭스에 대해 PHEIC가 선언됐다가 일반 감염병으로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 요인을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해제됐다.

지난해 9월 이후에는 다른 하위계통의 엠폭스가 작년 9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급증했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11일 "올해에만 아프리카에서 1만1000건 이상의 감염 사례와 445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며 "성인 남성 감염률이 높았던 작년과 달리 어린이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 주변 국가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WHO는 덧붙였다.

한편 PHEIC는 2009년 이후 7차례 선포됐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를 시작으로 소아마비(2014년)와 에볼라 바이러스(2014·2019년), 지카 바이러스(2016년), 코로나19(2020년), 엠폭스(2022년)에 대해 WHO는 PHEIC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