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매력 높지만 장점 못살려”…자본시장 선진화 열린토론 전문가 지적

자본시장 선진화 위한 열린 토론 전문가 패널 발언 이어져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한국 시장은 매력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 국민연금공단,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열린 토론을 개최했다. 열린 토론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세부적인 실행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APG(네덜란드 연기금) 박유경 전무는 한국 시장은 산업의 다양성·규모의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면서 근본적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돼야 하며 회사에 대해 권리를 갖는 주체는 주주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서울대 로스쿨 정준혁 교수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주주 대표소송 등 사후구제가 실효적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금융지주 박철우 파트장은 신한지주는 활발한 IR 활동을 통해 주주 소통을 지속하고 있는데 글로벌 투자자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우려를 지속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 투자자금은 기업의 성장을 함께해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만큼 장기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연금공단 이동섭 실장은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자기업과의 대화, 의결권 행사 등 주주관여활동(Engagement)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을 더욱 원활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 기업 공시 범위 확대, 주주총회 개최시기 분산 등 제도개선 필요성을 제언했다.
컨두잇(소액주주 플랫폼) 이상목 대표는 플랫폼 운영을 통해 여러 주주총회 사례를 보면서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주총회가 더욱 내실 있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액주주도 주주권 행사를 통해 주주총회 등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강석구 본부장은 현재 논의 중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영활동 등을 고려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밸류업에 대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부여나 장기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 필요성도 제언했다.

프랙시스캐피탈 라민상 대표는 사모펀드(PEF)는 본질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추구하고 있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핵심 주체로서 역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왕겸 이사는 수탁자 책임 원칙이 중요하지만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운용사의 판단이 자칫 옳고 그름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의결권 행사의 적합성보다 그 내용이 충실히 공시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북대 로스쿨 이상훈 교수는 현행 상법상 이사 충실의무는 기업가치 보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상장기업이 주로 문제가 되는 점을 감안해 자본시장법에 우선 도입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