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취득가 낮춰 신고한 법인차 6290대
1억원 이상 차량 중 8000만원 이하 취득 신고 306대
번호판 대상 8000만원 기준 재설정 등 제도 보완 필요
◆…광주 북구 자동차번호판 교부소에서 담당자가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2024.1.3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수입 법인차 차량 모델 및 신고가액'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등록된 8000만 원 이상 고가 법인차량 수는 1만8898대로 집계됐으며 이 중 6290대는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 가격이 1억 원 이상인데도 8000만 원 이하에 취득한 걸로 신고된 차량은 306대에 이른다.
취득가를 기준치보다 낮춰 신고하는 꼼수 법인차들의 등장으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세욱 변호사는 지난 11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서 "올 상반기에 2억이 넘는 BMW M8 쿠퍼 컴페티션 8대가 법인 차량으로 판매가 됐는데 그중에 연두색 번호판은 3대만 부착했다고 한다. 정부 당국에서는 실제 거래 가액보다 낮게 작성하는 '다운계약서'로 보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홍 변호사는 "법인 명의로 구매하면 부가세 감면이 되고 보험료, 유류비 등 비용 처리를 해주게 되기 때문에 세제 혜택을 받는다"며 "다운계약의 경우 매도인은 계약 양도소득세를 안 내게 되고 또 매수인은 취득세를 덜 내게 되는데 이는 탈세이며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적발되면 취득가액의 5% 이하의 과태료 그리고 탈세에 대한 가산세가 부과되고 또 조세범 처벌법 제3조 1항에 따라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그리고 포탈 세액의 3배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홍 변호사는 연두색 번호판의 찬성률이 89%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언급하며 "세금 회피나 세제 혜택 악용을 줄인다는 것과 또 연두색이다 보니까 눈에 띄어서 대중의 자율적 감시 기능이 있고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 감소 이런 효과가 있다"고 찬성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번호판 대상인 8000만원 가격 기준 설정이 애매하다"면서 "모든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하자는 의견이 있다. 또 법인 차량뿐만 아니라 개인 사업자도 법인 차량처럼 회삿 돈으로 차량을 구할 수 있어 개인 사업자의 차량에도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