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적발 불법 외환거래액 13.6조원.. 가상자산 77% 차지

불법외환거래 가상자산 적발액 10.5조원.. 검찰송치 8.2조원, 과태료 2.3조
최기상 의원 "가상자산 연계 불법 외환거래 관련 외국환 법령 정비 필요"

최근 5년간 불법외환거래 적발액의 상당수가 환치기 등 가상자산 불법외환거래로 나타나 외국환 관리법령 개정을 통해 관세청의 수사권 강화 및 가상자산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관세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적발된 불법외환거래는 총 992건으로 금액은 13조6553억원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외환사범(863건)이 13조1241억원에 달해 적발액 대부분을 차지했고, 자금세탁사범(34건)이 2989억원, 재산도피사범(25건)이 2323억원으로 나타났다.
 
불법외환거래의 대부분(96%)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외환사범이다. 13조6553억원 중 13조1241억원이 외환사범이라는 점에서, 가상자산과 관련된 각종 불법외환거래가 많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범죄를 단속해 검찰에 송치한 현황을 보면 지난 5년간 모두 68건으로 금액은 8조2770억원에 달한다. 검찰에 송치한 건수는 전체 적발건수의 7.4%에 불과하지만 적발금액은 60.6%에 달한다.

또한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외환거래를 하다 적발돼 과태료를 처분받은 경우도 5년간 91건으로 전체 적발건수의 9.9%에 불과했지만, 적발금액은 16.4%에 달하는 2조2394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불법외환거래 관련 검찰송치와 과태료 처분금액을 합치면 10조5164억원으로 전체 불법외환거래액의 77%에 달하는 규모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외환거래 중 가장 큰 규모는 '환치기'로 5년간 45건, 7조1224억원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실제로 지난 5월 7일 관세청은 국산 의류·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의 물품 대금을 국내로 영수 대행하는 환치기 일당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측 환치기 업자로부터 비트코인과 테더 등 가상자산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전송받는 방식으로 당국의 감시를 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광주세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한달 평균 3000만원의 수익을 냈고, 적발된 환치기 규모는 2500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환치기로 수출대금이 현금으로 국내에 쌓이지 않고, 가상자산으로 쌓이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불법자금이 환치기를 통해 국외 유출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에 관세청에 의해 적발된 2800억원대 환치기 조직의 경우 유학생들의 유학자금이나 수출입업체의 무역대금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자금도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에는 160억원 상당의 원정도박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환치기 조직 1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 1월 가상자산 환치기를 막겠다며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 등의 가상자산사업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함께 '가상자산 불법 외환 거래 방지 협의회'를 발족했다.

하지만 올해 7월말 기준 관세청이 적발해 검찰에 송치한 환치기 건수는 모두 8건으로 금액은 9715억원에 달한다. 여전히 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기상 의원은 "가상자산 환치기를 통한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외국환관리법령 개정 등을 통해 관세청의 수사권을 강화하고, 환치기에 취약한 가상자산의 관리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