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3일 관세 등 총 6억여원에 이르는 세금을 체납한 A씨가 자신에게 출국금지조치를 내린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출국금지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1년부터 유럽에서 각종 선글라스 등을 수입해 판매하면서 수입가격을 실제거래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수법으로 5억3000만원대의 관세 및 1억1000만원의 가산금 등 6억여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이 하던 업체가 문을 닫아 직업도 재산도 없다는 이유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체납발생일 이후 관광 등의 목적으로 일본, 홍콩 등지를 19차례나 '유람'했으며 미국의 한 은행으로 돈을 송금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관당국은 A씨의 이 같은 행태를 확인,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지난해 7월 재산을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고 관세 등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에 A씨는 "재산을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없는데도 국세 체납만을 이유로 출국을 금지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원고 패소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별다른 직업과 소득이 없는데도 빈번하게 해외 출입을 반복하고 있고 해외로 미화를 송금하면서도 체납세액을 납부한 적이 없으며 부정한 방법으로 해외로 송금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출국시 자신이 은닉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피고의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받는 불이익이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