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이정주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제공]
대법원은 "원고는 출자전환으로 인하여 차입금 채권 40억 원이 소멸하는 대신, 시가 159억 5120만 원의 이 사건 자회사 발행 신주를 취득하였으므로, 원고의 순자산은 그 차액인 119억 5120만 원만큼 증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구 법인세법에서 정한 익금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위 금액만큼 익금에 산입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수긍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자회사에 대한 채권 40억 원을 가지고 있었다. 자회사는 채무의 출자전환으로 신주를 발행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시가 159억여 원에 해당하는 신주를 교부받았다.
결과적으로 원고의 40억 원 상당 채권은 소멸하였고, 원고는 159억여 원에 해당하는 신주를 취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는 채권의 출자전환으로 신주를 취득하였고, 신주의 취득가액은 주금납입액에 해당하는 채권의 장부가액이므로 이러한 거래에서 본인이 얻은 이익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과세당국은 출자전환으로 주식의 시가와 채권의 장부가액의 차이만큼 증가하였으므로 이를 익금에 산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원고는 출자전환 전 이 사건 자회사에 대하여 장부가액 40억 원의 대여금 반환채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출자전환을 통하여 위 채권을 주금의 납입채무와 상계하여 소멸시키고, 그 대가로 이 사건 자회사의 신주를 취득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신주의 가액이 원고가 보유하던 채권의 가액을 초과하는 만큼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이는 원고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으로서 세법에서 정한 익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신주의 취득가액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세법은 채권의 장부가액을 신주의 취득가액으로 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는 경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기업개선계획의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한 부실징후기업인 경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기관과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경영정상화계획의 이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법인인 경우이다. 이 사건 출자전환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취득당시의 시가가 신주의 취득가액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또한 "세법이 특수관계자인 개인으로부터 유가증권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취득하는 경우 그 차액을 익금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수관계자인 법인으로부터 취득한 경우에는 세법에 관련 규정이 없으므로 익금에 산입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 사건 출자전환으로 원고의 순자산이 증가하는 경우, 그 수익한 금액을 익금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특수관계자인 개인으로부터 유가증권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취득하는 경우, 그 차액을 익금으로 산입하는 규정이 생기기 전에는, 시가보다 낮은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하였다. 나중에 처분하는 시점에 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세무처리가 이루어졌다. 그 후 세법이 개정되어 개인인 특수관계자로부터 유가증권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취득하는 경우 그 차액을 익금으로 하도록 규정하였다.
법인인 특수관계자로부터 유가증권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취득한 경우, 그 차액이 익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법원은 익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채무의 출자전환이 있으면 세법에서 열거한 3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채권의 장부가액과 주식의 시가와의 차액은 채권자 법인의 손익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채권자가 채무자 법인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채무자 법인의 재무자료 등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신주의 세법상 시가를 파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도 발행하는 신주의 세법상 시가를 구하여 세무처리하여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대상판결은 출자전환으로 수익이 발생한 경우 이를 세법상 소득으로 보아야 한다고 분명하게 판단하였다.
그러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경우,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면 이러한 거래에 대해서도 세법상 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과세실무는 전환사채의 전환과 같은 거래에서는 별도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과세실무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대법원 2024. 5. 30.자 2024두3481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