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40조원을 돌파하면서 2002년 카드대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은행간 외형확대 경쟁이 일면서 기업대출 증가액도 42조원을 넘어섰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중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0조9천억원으로 2002년 61조6천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기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주택담보대출은 26조8천억원이 늘어나 2002년 45조5천억원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02년 당시에도 부동산 문제가 부각됐었다.
12월 한달간만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감독당국의 잇단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3조2천억원이 늘었다.
4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11월(4조2천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최근 5년간 월 평균 증가액 2조2천억원(한은 추산)과 비교할때는 1조원이나 많은 액수다.
한은 관계자는 "각종 대출규제 조치에도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은 11월 이전에 승인된 대출이 12월 들어 실행됐기 때문"이라면서 "신규 대출은 거의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에 주택담보대출 신규 수요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이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폭은 전월 1조5천억원에서 1조7천원으로 확대됐다. 통상 연말에는 상여금 등이 지급돼 대출을 갚아버리기 때문에 증가폭이 줄어드는데 지난달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액도 연간 42조2천억원을 기록, 전년(15조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연간 43조5천억원을 나타내 전년(11조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대출은 연간으로 보면 1조3천억원이 줄었으나, 12월에는 대우건설 인수 및 토지보상금 관련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전월 마이너스(-) 1조1천억원에서 1조2천억원 증가로 반전됐다.
이처럼 은행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중의 유동성 증가율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통화지표의 하나인 광의통화(M2)는 11월 작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으며 12월에도 11%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M2증가율도 8.3%(잠정치)로 전년도 6.9%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요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도 단기결제성 자금 등이 늘고 정기예금 및 장기펀드 등이 감소함에 따라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단기수신 비중은 8월 50.3%에서 9월 50.0%로 하락했다가 10월 50.2%로 상승한 뒤 11월 50.3%, 12월 51.1%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의 수신 증가액은 연말 재정집행, 연초 결제자금 예치 등으로 수시입출금식예금이 크게 늘고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로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이 늘면서 11월 3조7천억원에서 지난달 17조4천억원으로 증가폭이 대폭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