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 1기 때도 약속 지킨 사람…美 미래에 대한 확신의 증거"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의 자택인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1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발표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4.12.16. <사진 로이터>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중인 향후 4년간 미국에 1000억 달러(143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 관영 매체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공동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 및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끝나기 전 자금이 모두 투입될 예정이다.
손 회장은 "투자 결정은 트럼프가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위대한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내 확신은 그의 당선으로 엄청나게 올라갔다. 1000억 달러와 10만 개의 일자리를 미국에 투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손 회장을 소개하면서 8년 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소프트뱅크가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 약속을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프트 뱅크는 실제 그렇게 했고, 모든 면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며 "이번 투자도 미국의 미래에 대한 엄청난 확신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을 향해 2000억 달러를 투자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손 회장은 이에 노력하겠다고 화답하며 "트럼프는 훌륭한 협상가"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소프트뱅크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내년 1월 20일 시작되는 임기 동안 미 경제를 강력하게 만들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맞아 떨어진다"고 짚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의 전 편집국장인 라이오넬 바버는 이날 VOA에 "손 회장이 트럼프 자택에 나타난 것은 국제 투자자가 차기 미 대통령의 호감을 사려는 것 이상의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버 전 국장은 "손 회장이 2016년에 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을 때도 트럼프와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원했고, 손 회장은 미국 통신 사업인 '스프린트'와 독일 도이치 텔레콤이 소유한 다국적 무선 통신 회사 '티-모바일(T-Mobile)'을 인수·합병한 자신의 사업을 위해 새 공화당 행정부와 협력하길 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더 큰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다"며 "8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가 전쟁을 치르고 있고,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중국과 서방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바버 전 국장은 "우리는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서 가장 큰 투자자였고 미국에서도 가장 큰 투자자였으나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서방을 선택했다"고 말한 손 회장의 발언도 VOA에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손 회장이 이날 트럼프 자택에 방문한 것이 그가 '난 서방을 선택했다. 미국을 선택했고 트럼프와 함께 갈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