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측,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출석 시사 '급선회'
공조본 체포영장 집행 무산 이후, 법원이 영장 재발부해
경찰, 경호처장에게도 출석 요구···영장 집행할 가능성도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세워진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유세차량에 윤 대통령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관련 주 2회꼴로 변론기일 일정을 통지한 가운데, 탄핵심판 출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윤 대통령 측에서 경호·신변 등에 대한 전제를 내걸었다.
12·3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을 윤 대통령 측에서 막아선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출석했을 때 현장 체포될 것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윤 측 "헌재, 필요하다면 출석···여건 마련되면"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출석) 횟수에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윤 변호사는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내란죄 철회를 비롯한 많은 혼란이 생겼다"며 "이 부분들이 어느 정도 정비돼 대통령이 가서 말할 여건이 마련되면 갈 수 있다"고 전제했다. 또한 "경호·신변 문제가 해결돼야 간다는 건 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변호사는 지난 5일 기자단에 "헌재는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5회 지정했다"며 "대통령은 적정한 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에서 이후 헌재 출석과 관련해 '경호 문제'를 거론함에 따라,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마저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를 대동해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헌재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할 시 현장 체포 가능성이 점쳐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경호처 '방패' 삼아··· 체포영장 저지한 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대통령경호처 등을 앞세워 공수처·경찰 등으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을 1차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공조본이 청구해 법원이 발부한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은 지난 6일 기한이 만료됐다.
공조본은 지난 7일 내란죄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재발부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며 유효기간을 연장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만료 시점에 대해서는 집행 시점 등에 대한 보안 유지를 위해 비공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경호처장이 경찰 측의 2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10일 오전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발송했다고 했다.
또한 경찰 수사단은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이날 경찰의 2차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도 이날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고 설명했다.
경호처 측 간부들은 모두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 윤 체포 '2차 시도' 임박··· 공수처 "비상한 각오"
공조본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시기와 관련해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오는 10일 박 처장이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 불응할 시 이튿날(11일) 강제수사 수순으로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3번 정도 출석 요구 이후 신병 확보에 나서는 수사 관례에 따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및 박 처장 체포영장 집행을 함께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공조본은 12·3 내란사태 수사 도중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세 번째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지난달 30일 서울서부지법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기도 했다.
공조본의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1차) 집행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2차 집행이 마지막이라는 비상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