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콕 집어 질문한 헌법재판관들...'국회 무력화시킬 의도 추궁'

김용현 전 장관, 윤 대통령 탄핵 재판 4차 변론 증인 출석

재판관, 비상계엄 절차적 정당성·국회 무력화시킬 의도 추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헌법재판관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재판 4차 변론에는 '계엄 핵심'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재판관들은 비상계엄 요건의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졌는지와 헌법기관인 국회를 무력화시킬 의도나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심판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 직전 국무위원 11명이 모인 자리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는 '계엄과 그 해제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 89조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또 계엄 선포문에 국무위원 부서, 즉 서명이 없는 점도 확인했다. 헌법 82조는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서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형두 재판관은 '최상목 계엄 문건'과 군 병력 투입의 목적이 국회 봉쇄가 아니었냐고 질문했다. 김 재판관은 "기재부 장관에게 준 내용과 포고령 1항을 종합해서 보면, 가장 주된 목표가 입법기구인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미선 재판관은 윤 대통령 측과 김 전 장관이 주장하는 계엄의 목적이 "거대 야당에 경종을 울리고 부정선거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법에서 규정한 요건에 합당한 것인지 물었다. 이어 국가비상입법기구에 대해선 5공화국 당시 국가보위입법회의와 같은 성격이냐고 추궁했다.

헌재는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과 관련해 2번의 변론준비기일과 4차에 이르는 변론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쪽이 신청한 증인 30여명 가운데 헌재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등 4명만 채택했다.

헌재는 재판관 평의를 거쳐 내달 4일 열리는 변론기일에 윤 대통령 측에 증인신청 관련 사항을 고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