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의 'EV 충전기 프로젝트' 중단 지시...전기차 업계 타격

FHWA, 각 주정부에 50억 달러 규모 'NEVI' 중단 지시

바이든, 고속도로 EV 급속충전소 구축 프로그램 시행

의회만이 NEVI 중단할 수 있어 법적 논쟁 이어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EV) 급속충전소 구축 프로그램에 할당된 연방 기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각 주정부에 지시하면서 50억 달러(약 7조2000억원) 프로젝트가 중단 위기에 놓였다.

6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미 연방고속도로청(FHWA)은 이날 각 주정부에 50억 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전기차 급속 충전소 구축 프로그램(NEVI)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어 올 봄에 새로운 지침 초안이 발표될 때까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업 계획은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년 주정부의 자금지출 계획을 보고 받는 FHWA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5개 회계연도 중 4개 회계연도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약 33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 예산이 각 주정부에 배정됐으며 현재까지 건설된 충전소는 56개다. 이번 중단 조치로 아직 충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주정부들은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전국 고속도로망 내 급속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NEVI'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시절 전기차 충전소 건설 예산을 회수해 배터리 공급망, 국가 안보 인프라 구축에 재투자할 방침이라고 공언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중단 조치가 법적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로렌 맥도날드 EV 충전소 시장분석가는 "FHWA가 NEVI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권한이 없다. 의회만이 이를 수정하고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조만간 여러 주정부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NEVI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인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 업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의 길 탈 전기차 연구소장은 "충전 인프라 부족은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욕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전기차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