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방사령관, 검찰조사에서 "尹 지시, 내가 생각한 임무 아니었다"

이진우 "총이란 말이 나온 건 윤 대통령과의 세 번째 통화"

"끌어내라 대상은 국회의원, 부수라는 것은 본회의장 문"

이진 전 수방사령관 수행장교도 “尹 지시 통화로 들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문을 부수고 끄집어내라'는 지시에 내가 생각하는 임무가 아니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MBC보도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검찰조사에서 계엄 당일 윤 대통령과 4차례 통화를 했으며 2번째 통화부터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초 국회 외곽에서 위협세력의 의사당 진입 차단이 자신의 임무인 줄 알았던 그는 국회에 위협세력은 없고 시민들만 있어 당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사령관은 "'4명이서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는 대통령 지시를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합법적으로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을 임무로 생각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하는 임무가 아니었다. 내 임무가 더럽혀 지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또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총이란 말이 나온 건 윤 대통령과의 세 번째 통화였다"고 진술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끌어내라고 한 건 국회의원, 부수라고 한 문은 본회의장 문으로 이해했다"면서 "이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정확히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충격이 커 정확한 말은 기억이 안나지만 차 안에 있던 이 전 사령관의 수행장교가 윤 대통령의 지시를 들었다고 확신했다.

앞서 이 전 사령관의 수행장교는 지난해 12월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고 사령관이 답이 없자 '어?, 어?'라며 큰소리로 대답을 강요하듯 다그쳤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가 검찰에 털어놓은 이유는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정한 석동현 변호사의 발언 때문이었다.

이 전 사령관의 수행장교는 "(석 변호사가) 거짓말로 인터뷰한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자기 살길을 찾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령관 역시 "흥분해서 자기가 한 말을 기억 못 할 수 있지만 부하가 지시를 들었다면 최소한 돌아볼 수도 있고 기억을 되살려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