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USAID...트럼프 정부, 직원 1만명 중 290명 빼고 정리해고

직원 1만3000명 중 필수인력 294명 제외 구조조정

미 의회조사국, 정부기관 통합하려면 의회 승인 필요

USAID 직원·美 연방공무원노조, 트럼프 행정부 제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비군사적 대외원조를 총괄하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전체 직원 1만명 가운데 290여명만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USAID의 직원 1만3000명 가운데 필수인력 294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구조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프리카와 아시아지국 등의 직원들은 일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인도적 지원 및 경제 개발 원조를 제공하는 USAID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예산 낭비' 기관으로 찍혀 일찌감치 재정비 대상으로 지목됐다. USAID의 연간 예산은 428억 달러(약 62조4000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예산 사용 효율성 문제를 이유로 USAID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해당 기능을 국무부 산하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던 USAID의 프로젝트를 중단시켰으며 해외원조도 대부분 동결했다. 처장대행을 맡고 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현재 업무 중단 명령에서 제외될 프로젝트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 의회조사국(CRS)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 "의회가 USAID를 독립 기관으로 설립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를 폐지할 권한이 없다"며 "USAID를 국무부와 통합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USAID의 수장을 역임한 J. 브라이언 앳우드도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대량 해고는 USAID를 사실상 없애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USAID 직원들은 "기관 해체를 중단하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대 공무원 노동조합인 연방공무원노조(AFGE)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를 제소하고 조직 해체를 중단하도록 하는 영구적인 명령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