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연, 아시안게임 피겨 금메달…한국 피겨 새 역사

2017년 최다빈 이후 7년 만의 금메달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13일 김채연(19·수리고)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세계 1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꺾고 여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이번 금메달로 한국 피겨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채연은 이날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 감점 0점을 합쳐 총 147.56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1.88점으로 2위를기록했던 그는 최종 총점 219.44점으로 사카모토(211.90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 피겨 역사에서 4번째로 기록됐다. 앞서 1999년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아이스댄스)이 동메달을, 2011년 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동메달을,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채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계 1위인 사카모토 가오리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며 "점수가 발표되고 '금메달'이라는 말이 들렸을 때도 믿기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대회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금빛 의상을 입고 나서 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채연의 어머니는 딸의 경기 의상을 직접 제작해왔다. 김채연은 "다른 선수들은 의상실에서 옷을 맞추는데, 저는 엄마가 만든옷을 입는다"며 "엄마가 정성을 다해 만든 옷이라 그런지 더 잘해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채연이 피겨를 시작한 시기는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편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체험학습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그는 피겨스케이팅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피겨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늦게 시작한 만큼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고 회상했다.

전문가들은 김채연의 이번 성과를 두고 '한국 피겨의 세대교체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영 피겨 해설위원은 "김채연 선수는 강력한 점프력과 안정된 스핀 기술이 장점"이라며 "이번 금메달은 그의 잠재력을 입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김채연에게 첫 국제 종합 대회였지만, 그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김채연은 "초반에는 떨렸지만, 오늘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링크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훈련해 한국 피겨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채연의 금빛 질주는 한국 피겨가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늦게 시작한 피겨스케이팅, 엄마가 만들어준 의상, 그리고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가짐이 빚어낸 값진 성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