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선택 가능하지만, 증권사 자동 주문 시스템도 적용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내달 4일 출범하면서 한국거래소(KRX)와 함께 주식거래 복수시장이 형성된다. 13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3월 4일 공식 출범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복수 거래소 체제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존 한국거래소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체거래소에서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으며, 거래 가능 시간이 대폭 확대된다.
17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기존 한국거래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가능했던 주식 거래가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장된다. 거래 시간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으로 나뉘며, 한국거래소의 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 이후에도 매매가 가능해진다.
거래 시스템도 변화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중간가주문'이라는 새로운 주문 유형을 도입해 투자자가 수량만 지정하면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거래를 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대체거래소, 개인·기관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
이번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 가능 시간이 늘어나면서 보다 유연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직장인 투자자들이 장중 거래에 참여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도 주식을 매매할 수 있어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또한, 넥스트레이드는 기존 거래소보다 체결 수수료가 20~40% 저렴해 단기 매매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허용되지 않으며, 일부 종목만 단계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시장 유동성을 고려해 거래소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대량 매매를 수행하는 기관 투자자의 경우 거래 상대방이 충분해야 체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한국거래소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는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 대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운영해 매수·매도 호가 간 차이를 최소화하는 반면, 넥스트레이드는 별도의 시장조성자 없이 유동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은 넥스트레이드의 초기 유동성을 면밀히 평가한 후 거래소 선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같은 대형 기관들은 직접 거래소를 선택하기보다 증권사의 자동 주문 시스템(SOR)을 통해 최적의 시장에서 주문을 체결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는 고객이 최적의 가격과 조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기관 투자자들은 내부 규정상 직접 특정 거래소를 지정하는 경우 추가적인 증빙 절차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4일부터 단계적 종목 확대… 삼성전자 등 포함 예정
출범 초기에는 제한된 종목만 거래 가능하다. 3월 4일부터 14일까지는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10개 종목만 매매할 수 있다.
3월 24일부터는 삼성전자와 주요 삼성그룹주,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포함되며, 전체 거래 가능 종목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상장지수펀드(ETF)는 현재 법적으로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지만, 정부가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수준의 시장 감시 및 결제 시스템을 유지한다. 주식 대금 청산 및 결제는 기존과 동일하게 한국거래소가 담당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장 감시 업무도 한국거래소가 맡는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이 복수 거래소 체제로 전환되면서, 투자자들의 거래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체거래소가 기존 한국거래소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