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진성철 부장판사)는 8일 갑을이 "부실경영으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며 박창호 전 갑을그룹 회장과 핵심 경영진 등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연대해 3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고자산을 엉터리로 계상하는 등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사실상 배당가능 이익이 없어 배당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허위 계상된 이익에 해당하는 법인세를 납부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계열사의 재무구조 및 수익성이 악화돼 차입금 등으로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더라도 이를 자력으로 변제할 능력이 없어 지급보증을 하거나 자금을 대여할 때는 추가로 담보를 확보하거나 손해보전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데도 이를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이런 행위가 경영상의 판단이었다는 갑을 옛 경영진의 주장에 대해선 "이사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법령을 위반한 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회사와의 약속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일축했다.
구 경영진의 부실경영으로 법정관리를 받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은 갑을은 지난 2004년 박 전 회장 등 옛 경영진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