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결과 매출누락 사실을 인정하고 확인서까지 작성한 납세자가 뒤늦게 '강압적' 조사분위기에서 그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도장만 찍은 것이라고 주장해 봤지만, 탈세사실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3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소고기 로스구이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2월 국세청으로부터 일반통합조사를 받고 현금매출누락 사실이 발견돼 1939만원의 부가가치세를 경정·고지받았다.
국세청은 A씨로부터 실제 현금매출비율은 총매출액의 10% 정도인데 일부 현금매출을 누락해 부가세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 받아 확인서를 제출 받은 후, 이를 근거로 과세했다.
그러나 A씨는 "확인서는 일부 과세기간의 매출누락액이 사실과 다르게 작성됐다"며 "강압적인 조사분위기 속에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도장을 찍은 확인서 1장만을 근거로 과세한 것은 근거과세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급음식점의 특성상 매출이 평균 10만원 이상이어서 대부분의 고객들이 대부분 신용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현금매출이 총 매출의 10%를 넘을 수 없는데, 확인서 상의 현금매출비율이 15%를 넘는 결과가 나온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A씨의 설명.
반면 국세청은 "A씨의 음식점은 단체손님이 많아 현금매출 비율이 동종 타업소에 비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조사당시에는 세무대리인도 동석한 상태에서 A씨가 스스로 현금매출비율을 낮게 신고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한 과세처분은 정당하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사업장의 영업실태 등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A씨가 자의적으로 진술하고 작성한 확인서를 근거로 과세한 것은 근거과세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세무조사 당시 A씨의 세무대리인까지 참석했던 점을 보면 국세청의 강압에 의해 확인서가 작성된 게 아니라 오히려 세무대리인을 통해 A씨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 후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