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배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정유사들의 기름값 담합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2004년 4월 당시 정유사의 공익모임이 가격담합이 아닌 세녹스 근절을 위한 모임이었다는 정유사의 주장은 '손으로 태양가리기'"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공익모임의 결성 및 가격정보의 교환을 통한 상호 이행감시행위만으로도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합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며 "정유사의 주장은 증거자료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조사가 이뤄진 2004년 4월부터 6월까지 70여일간의 기간 이외에도 가격담합 의심이 가는 기간이 있었다"며 "이번 발표는 가격담합이 명백히 나타난 기간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한 것이고 다른 기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가격담합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김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정유사 가격담합조사에서는 유화업계 조사처럼 자진신고자는 없었는지, 2004년 이후 최근까지 가격담합이 이뤄졌단 증거가 있는지?
=자진신고자는 없었다. 현재 가격담합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
▲공익모임은 2004년 4월 이전에 있었고, 모여서 가격담합을 벌였는데, 관련 증거기간은 그 기간밖에 없나.
=유사석유 관련 TFT는 2003년부터 있었고, 공익모임이 2004년 4월 이전에 있었는지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2004년 4월 이후 증거를 분명히 확인했다.
▲유화 등과 함께 최근 발표가 동시다발적으로 몰리는 배경은?
=담합으로 잡은 기간은 이 기간동안 가격담합의 패턴이 결과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합의자료와 이행감시자료가 있었으며, 그 결과 가격담합 패턴도 있었던 것. 석유화학과 몰리는 원인은 연초에는 자료준비, 업무보고 등으로 바빴고, 이번에 발표한 것 뿐이다. 특별한 배경은 없다.
▲가격담합조사를 계속할 것인지. 해외의 경우도 정유사의 가격담합이 있었는지.
=국내 소비재 및 원자재에 대해 카르텔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집중적으로 볼 것이다. 특정업종은 원칙적으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외국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된 바 없다. 다만 2005년 미국에서 의회가 공정위에 정유사 담합에 대해 보고하라고 했는데, FTC가 1년간 조사해 보고서를 냈는데, 담합에 의한 증거 결과를 찾지 못했다고 나온 바 있다.
▲카르텔 증거 찾기가 쉽지 않은데, 증거자료를 보면 직접적 증거보다 간접적 증거가 많이 인용됐다. 4개사 중 A사와 D사만 소개됐는데, 다른 업체는 정황증거 없었나.
=합의와 담합의 구체적 서명이 있는 증거가 있으면 좋은데, 완벽한 담합의 증거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공익모임을 통해 결과가 어떻다는 것만 확인했다. 원인제공을 통해 충분히 증거가 됐다. 확보한 증거는 조사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서 다른 업체에 대한 정황증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
▲2004년 4월 이전 할인폭은? 과징금이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과징금 기준은?
=(2004년 4월 이전의 할인폭에 대해서는)잘 모르겠다. 훨씬 컸다는 정황은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모른다. 70일간 조사를 한 결과에 대한 소비자피해액을 감안해 과징금을 산정한 것이다. 일 단위로 보면 엄청나게 큰 것이다. 정유사 과징금이 소비자피해액의 5% 정도다. 조사협조정도 등을 감안했다. 70일간에 500억 정도면 많은 것이라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과연 70일간만 담합을 했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소비자단체에서 수긍할 수 있겠는지.
=조사가 이뤄진 2004년 4월부터 6월까지 70여일간의 기간 이외에도 가격담합 의심이 가는 기간이 있었지만, 이 기간만큼은 집중적으로 공익모임을 통해 가격담합이 명백히 나타났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조사한 것이고, 다른 기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보면 컴퓨터를 가지고 도망간 직원도 있었고, 석유협회에서도 유사석유제품 관련자료와 정유사들이 일일기준가격자료도 내지 않은 적이 있다. 나머지 기간에 대해서도 충분한 증거가 나오길 기대한다.
▲가격담합행위가 다 이뤄지고 나서, 소비자 피해부담하고 나서 몇 년 지난 후 과징금이 부과되는데, 정유업종에 대한 대책을 검토해보거나 사전예방을 위한 접근계획이 있다면?
=누가 언제 만났고,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다만 합의가 있었다는 점은 19조1항에 따라 직접적 증거가 있기 때문에 소송에 가서도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카르텔이 증거자료 확보가 매우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미국 같은 경우에도 3~4년 가는게 보통이다. 자진신고자가 없는 카르텔은 매우 어렵다. 3~4년 이후 나온게 너무 늦다는 지적이 일리 있는 얘기지만, 이로 인한 향후 조사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다른 사례를 방지하는 기능들이 분명 있다.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
▲2004년 이후에는 가격담합에 대해 의심되는 기간이 있나?
=거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