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주 '공시시점의 주주'로 제한
기업이 합병이나 영업양수도 등을 공시할 경우 투자자들이 공시 전후 주가변화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 차익을 챙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감독당국이 주식매도청구권제도의 개선방안을 추진중이다.
금융감독원은 7일 투자자들이 합병이나 영업양수도 계획을 공시한 회사의 시가가 매수청구가격보다 낮은 경우 매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얻고, 반대로 매수청구가격보다 상승하면 매도해 차익을 얻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제수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코스닥상장법인인 N사는 지난 2005년 11월 비상장법인인 L사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합병 추진 이후 매수청구가격이 시가보다 하락하자 발행주식총수의 28% 이상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비용이 지나치게 커졌으며 이에 따라 당시 합병을 주도했던 대주주도 반대표를 던져 합병이 무산됐었다.
김건섭 금감원 공시감독국 부국장은 "합병시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합병을 반대했던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데 이를 악용해서 일부러 주식을 사놓고 반대표를 던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에는 불필요한 합병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증권시장에는 일종의 무위험 차익거래를 용인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합병·영업양수도를 공시한 시점의 주주에게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일단 주주총회 전 서면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임의로 철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감위, 재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를 국제적 정합성에 맞게 개선하는 방안 추진할 예정이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를 '공시시점의 주주'로 제한하고, 매수청구의 철회도 제한하는 등의 법 개정안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