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실시된 관세사회 회장 선거와 총회를 끝으로 회장임기를 마치는 박광수 관세사회장이 총회 인사말을 통해 최근 발표된 관세청의 업무계획들에 대해 따가운 비판을 쏟아 부었다.
박 회장은 우선 관세청이 금년도 업무계획으로 발표한 '심사졸업제도'에 대해 비판의 화두를 던졌다.
박 회장은 "화주 또는 납세자와 관세청의 중간에 위치해 역할을 수행하는 관세사의 참여 없이 화주가 직접신고를 해도 사후세액심사를 면제해 주겠다는 것은 '면허장'으로 오해돼 화주의 직접신고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한 "납세의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에도 당해 납세자가 관세사를 어느 정도로 활용하고 있는 지는 심사해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름다운 관세행정 파트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납세한 결과를 판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세사의 이용, 즉 관세사를 통한 납세신고, 회사 내에서 관세사를 고문 또는 사외이사로 활용하는 등 동태적 개념의 납세태세, 기업체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판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외국투자기업 등 다국적 기업의 본·지사간에 거래되는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대해 납세자와의 협의에 의해 결정되는 '과세가격 사전약정제'에 대해서도 지적을 보탰다.
박 회장은 "신고납부제도 하에서 다국적 기업체가 납세신고를 함에 있어 적용할 평가방법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은 관세사의 고유 직무영역"이라고 강조하고 "평가방법의 적용문제는 비단 다국적 기업체의 문제만이 아닌 중소기업체는 물론 관세전문가인 관세사에게도 애매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세가격 결정에 애로가 있는 경우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관세법 제37조의 규정에 의한 '과세가격 사전심사 신청제도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에 대해 특별히 '과세가격 사전약정 제도'의 특혜를 준다면 관세사의 일거리가 그만큼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국적기업에게 특혜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검토보고서가 작성되거나 문제가 제기돼야 타당할 것"이며 "과세가격사전약정제도를 제도화해 세관공무원이 납세자와 과세가격을 협의·결정한다면 이는 대법원 판례의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표명'에 해당하는 것이 돼 추후 그 협의가 잘 못된 것이 밝혀지더라도 추징이 어렵게 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