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 간의 재정운용계획이 우선 확정된 이후 오는 (2006년)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2006년 4월 12일, 한덕수 前경제부총리(現국무총리 지명자)
#"조세개혁특별위원회에서 위원장도 새로 뽑고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논의가 잘 되면 내년 초 발표가 가능할 것"-2006년 9월 12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지난 해 일부 문건이 유출돼 파문을 일으킨 이후 차일피일 미뤄지던 중장기 조세개혁안이 당초 예정됐던 3월 발표마저 지켜지지 못하고 결국 17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로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정권이 조세문제와 관련해 뚜렷한 정책노선의 차이를 보여왔던 한나라당으로 넘어간다면 참여정부가 그 동안 준비해 왔던 중장기 조세개혁안은 빛도 보지 못한 채 묻혀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3월 초 발표를 목표로 중장기 조세개혁안을 마무리 했으며, 이 안을 발표할 방식과 시기 등을 조율하는 단계까지 업무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의 중장기 조세개혁담당인 조세기획심의관 자리는 지난 20일 김도형 前조세기획심의관이 조세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긴이후 일주일 넘게 비워있고 논의 회의체였던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역시 이후 아무런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개혁특위 관계자는 28일 "당초 3월초 발표를 목표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해 뒀지만 지금 그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언제 발표할 수 있을지 조차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발표와 관련해 재경부에서 자꾸 특위 쪽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사실상 발표는 재경부 책임이지 않느냐"며 "이대로 가면 아마 자연스럽게 잊혀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도 중장기 조세개혁안 발표 시점에 대해 "발표되려면 좀 더 있어야 될 것"이라며 "아직 정확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 "발표하겠다"-말 풍선만 수 차례‥'시간 끌기용(?)'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 발표는 지난 2005년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2006년 초 발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관련 업무를 담당할 기구로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 조세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재경부 내부에 '조세개혁실무기획단'이라는 별도 임시조직까지 만들며 공을 들였다.
이후 재경부는 임시조직인 조세개혁실무기획단을 정식 정부조직으로 편입(조세기획심의관),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과 관련한 일부 문건이 유출, 파장을 일으켰고 뒤이어 곽태원 조세개혁특위 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내부 진통을 겪자 김용민 전 재경부 세제실장은 발표 시기를 '5·31 지방선거' 이후로 늦췄다.
이 후 경제부처의 수장들은 틈나는 대로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 발표를 언급했지만 발표의 시점은 뒤로 미뤄왔다(한덕수 전 경제부총리-"2006년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2006년 4월 12일, 권오규 현 경제부총리-"2006년 연말까지 논의가 잘 되면 2007년 초 발표가 가능할 것"-2006년 9월 12일).
□ 중장기 조세개혁안‥"왜 미루나?" =28일 재경부와 조세개혁특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는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과 같은 '증세'성격의 개혁 방안은 담겨 있지 않다.
다만 이미 주어진 공제혜택을 줄인다거나 감면을 없애는 방안 등 간접적인 증세의 개념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발표될 경우 가뜩이나 지지율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여당의 기운을 더욱 빼놓을 수 있다는 판단아래 발표를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풀이다.
아울러 최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와 관련해 납세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이 발표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낼 소지가 많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말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가 사실상 선거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의 발표를 자연스럽게 다음 정권으로 미룰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관련 관계자들 발언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을 마련해 2006년 상반기쯤 발표할 것"-2005년 12월 12일, 한덕수 前경제부총리
▲"2006년 2월 중순 이후에 공청회 등 여론 수렴을 거쳐서 확정될 계획이다. 당정간 조율이나 국무총리 및 대통령보고 등 과정이 남아 있다"-2006년 2월 2일, 박병원 前제1차관
▲"검토를 보다 밀도있게 해야 할 필요가 있어 조세개혁방안 관련 공청회를 2006년 6월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2006년 2월 7일, 김용민 前세제실장
▲"향후 5년간의 재정운용계획이 우선 확정된 이후 2006년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2006년 4월 12일, 한덕수 前경제부총리
▲"구체적인 조세개혁 방안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국민의 폭 넓은 의견수렴 및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 마련해 나갈 것"-2006년 4월 19일, 김도형 前조세개혁실무기획단 부단장
▲"2006년 5월에 국가재정운용계획이 작성되는데 이와 연계해 내부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6월 이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과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안을 확정할 것"-2006년 5월 4일, 김용민 前세제실장
▲"중장기 조세개혁안의 정책 결정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출 구조조정 여력과 함께 검토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2006년 6월 22일, 한덕수 前경제부총리
▲"재경부에서는 올해 안으로 위원회에서 중장기 계획을 확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 있지만 세법으로 입법화하는 것은 올해 치중하지 않을 것"-2006년 6월 26일, 한덕수 前경제부총리
▲"곽태원 조세개혁특위 위원장이 물러나고 곧 후임자가 임명될 것으로 알고 있다.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이 나오는데 최소한 연말까지는 가지 않겠나"-2006년 7월 20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2006년 8월말쯤 선진복지구상이 나와 세출 부분의 윤곽이 잡혀야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2006년 7월 28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조세개혁특별위원회에서 위원장도 새로 뽑고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2006년 연말까지 논의가 잘 되면 2007년 초 발표가 가능할 것" -2006년 9월 12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