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해 고의적으로 세금을 체납한 1117명의 '악덕체납자'들을 추적 조사해 2720억원 상당의 체납세금을(현금징수 1198억원, 재산압류 322억원, 사해행위 취소소송 제기 1154억원)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체납자들은 국세청의 체납처분을 피하기 위해 친인척, 종중 노인, 지인 등 명의로 부동산을 숨겨두거나 고액의 자산을 양도한 후 양도세 등 관련세금을 내지 않고 양도대금을 고의로 숨기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 같은 체납자들의 '고도수법'을 밝혀내기 위해 6개 지방청 22개팀 45명, 107개 세무서 388개팀 775명 규모의 '체납추적 전담팀'을 구성해 체납자들의 은닉재산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달훈 국세청 징세과장은 "재산은닉 등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대해 체납추적 전담팀에서 전담해 추적조사를 하고 있다"며 "은닉재산신고센터 제보 등을 통해 재산 은닉혐의가 발견될 경우 사해행위 최소소송 제기 및 압류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 과장은 이어 "1년에 3회 이상 체납한 경우, 조세포탈 목적으로 체납자 재산을 숨길 경우 고발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납처분 회피혐의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조사해 체납세금을 징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동산 매매-'삼각' 금융거래, "알고 보니 '위장'" =서울에서 부동산업을 하던 50대 A는 국세청이 부가세 경정조사 후 고지한 부가세 및 소득세 10억8300만원을 체납한 고액 체납자다.
A씨는 세무조사 기간 중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특수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B씨에게 매매를 원인으로 양도를 했다. 국세청은 이 매매 자체를 '사해의사'를 가지고 부동산을 위장매매한 것으로 확신 양도자금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세무조사 착수일에 제3자인 C씨를 통해 부동산 취득자인 B씨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다음 다시 그 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 받는 방법을 사용해 위장 금융거래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부동산 취득자 B씨는 체납자의 사해행위에 협조한 악의적 수익자로 보고 사해행위 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승소판결을 받은 후 가압류한 부동산을 공매처분해 체납세액에 충당할 방침이다.
□ "체납자 '부탁' 외면할 수 없었다(?)" =국세청은 00약품에 대해 법인세 조사를 실시하고 수입금액 누락 등에 대한 법인세 및 부가세를 고지하자 과점주주인 체납자 D씨는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등을 예상하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상복합 아파트를 E씨에게 근저당 설정했다.
국세청은 이를 미심쩍게 여겼지만 근저당설정권자인 E씨와 체납자 D씨의 특수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던 것. 이에 따라 국세청은 E씨 주소지 인근을 탐문, E씨와 D씨가 친인척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알고지낸 사이였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국세청은 E씨에게 근저당권 설정당시 정황을 추궁해 낸 결과 체납자 D씨의 부탁을 받고 채권도 없이 허위로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해당 부동산을 처분금지가처분 신청하고 E씨를 피고로 근저당권 말소를 구하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