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융 전체 18조원‥329만명 추정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불법 사채시장 규모가 10조원에 이르며 이용자가 약 18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무등록 대부시장의 84%는 법정이자율 상한인 66%를 넘는 금리구간을 형성하고 있는 등 저소득층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금융 시장 실태조사'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오는 11일 열리는 대부업법 개정 관련 공청회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후 추가 보완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사금융 전체 시장규모는 약 18조원, 이용자는 329만명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 중 전국 1만7539개의 대부업 등록업체의 시장규모는 최대 8조원, 이용자는 148명 수준이었으며, 나머지 10조원(181만명)은 무등록 불법 사채업자의 영역인 것으로 추산됐다.
등록대부시장에서는 대부업법상 금리 상한인 연 66% 구간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었으나, 법정금리 상한 이상에서도 상당부분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의 61~64%는 20~30대였으며, 회사원(51~56%)과 자영업자(17~20%)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이용자의 69%가 제도권 금융기관 대출을 받은 상태였으며, 부도상태인 이용자(31%)와 8~10등급의 저신용 이용자(40%)의 비중도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시장을 이용하는 원인은 ▲교육비·병원비 등 급전 조달 26% ▲사업실패 21% ▲실직 18% ▲도박·유흥비 6% ▲증권투자실패 5% 등을 차지했으며, 차입자금은 주로 가계생활자금(42%)이나 기존 대출금의 상환(37%) 등에 쓰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등록 대부시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84%가 법정 이자율 상한인 연 66%를 초과하는 금리구간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등 이용자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이 등록 대부업체조차도 이용하기 어려운 고위험·저소득·저신용 서민층이 무등록 대부시장을 이용하고 있으며, 초고금리 사채나 불법 채권추심과 같은 사채업자들의 횡포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업법 시행 후 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통보된 대부업체 948개 중 81.6%에 달하는 774개가 무등록 업체였으며, 지난 2005년 피해상담이 이뤄진 1만36건 중에서도 무등록업자 관련 상담이 7441건(7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경부는 이와 관련해 "사채업자들은 저신용·고위험 서민층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 고금리에 과도한 대출을 하고 있고 불법 채권추심 등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자제한법 제정을 수용하고 이자율 상한의 합리적인 조정을 추진하는 등 대처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