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김한수 국장은 "EU 내부의 절차가 예상대로 이달 중 끝나면 5월 초께 서울에서 1차 협상을 열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앞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6일 국회 한미FTA 특위에서 "조만간 한-EU FTA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EU FTA '한미'보다 부담 적어
정부는 경제적.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미국에 비해 EU와의 FTA는 상대적인 부담이 훨씬 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측 협상단 규모도 200명에 육박했던 한미FTA 협상 때와는 달리 50명 안팎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협상단 분과는 상품, 투자.서비스, 규범, 분쟁해결 등 4개 정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가 가장 민감해하는 농업 분야에 대해 EU는 전통적으로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중시, 상대국의 민감품목을 인정해오는 통상 정책을 써왔다.
물론 EU와 FTA가 체결되면 돼지고기, 닭고기, 치즈, 포도주 등은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2005년 우리의 EU산 농수산물 수입액은 스카치위스키(2억2천만달러), 돼지고기(2억5천만달러) 등 14억3천만달러였다.
그러나 서비스나 자동차, 의약품, 화장품 등 분야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실제 EU는 우리나라에 대한 통상현안으로 가솔린 차량의 배출장치 기준, 의약품, 위생검역(SPS),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거론하고 있으며 법률, 금융, 통신, 유통, 교육, 보건서비스 시장의 개방확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일단 양국간에 논의되는 목표시한은 내년 말이지만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에 의한 시한처럼 강제적인게 아니어서 양국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협상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효과는 한미FTA 못지않아
한-EU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로서는 자동차와 부품, 영상기기, 타이어, 휴대폰 등의 수출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EU의 경우 평균 실행관세율은 4.2%로 3%대인 미국에 비해 관세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FTA를 통한 관세철폐의 효과가 크다.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도 지난해 EU(492억달러)가 미국(432억달러)을 앞섰다. 우리에게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중요한 수출국이다.
EU의 2005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3조5천억달러로 일본(4조6천억달러)의 3배 수준이며 미국(12조5천억)을 상회했다. 회원국 확대 정책에 따라 EU의 경제 규모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U와의 FTA가 미국과의 FTA에 못지 않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EU는 한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대형 승용차, 정밀기계, 정밀화학 등 분야에서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