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거래자료는 전산화가 시작된 82년 이후 자료들이다. 최근의 의혹은 그 이전 거래된 내용들이다. 또 김재정씨 관련 의혹은 국세청에서 가진 자료와 다르다. 이는 국세청에서 자료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다"-전군표 국세청장.
최근 한나라당 경선후보와 관련된 부동산투기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국세청에서는 '특정인의 부동산거래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유출되는 경위'를 따지기 위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전군표 국세청장 사이에 한바탕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의 안상수 위원장을 비롯한 박계동 의원 등 의원 12명은 9일 국세청을 방문, "국세청 등 한정된 정부기관에서만 가질 수 있는 경선후보들의 부동산목록이 어떻게 외부에 유출될 수 있는냐"고 따졌다.
박계동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전국 47곳 부동산 목록, 이상은 씨의 전국 9곳, 이상득과 이기선 씨(이후보 누나), 이말분 여동생, 삼촌과 조카 이상득씨 부인 등 친인척을 확인해 가계도를 그리기도 쉽지 않은데, 이는 국세청 도움이 없이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소위 이씨 형제의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땅(=이천 땅)은 72~75년 거래자료이고, 이상득씨 형 이상은씨의 서귀포 땅은 77년 자료다"라며 "이런 자료를 개인이 그 당시 거래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국세청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27명을 포함해 그 직계존비속 108명에 대한 자료는 아무도 접근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지난 2006년 1월1일 이후 정보에 접근여부를 감사한 결과 접근한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 청장은 이어 "국세청은 1982년에 전산망을 구축, 그 이후의 부동산거래자료만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1970년대의 투기의혹은 국세청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인 만큼, 국세청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 청장은 "언론에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해선 탈세여부를 검증하는 관행에 따라 조사국차원에서 김재정씨의 기록을 들춰보니, 언론에 보도된 의혹은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내용과 다르더라"면서 "이 또한 국세청에서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국세청이 대선후보들의 자료를 보지 않았다고 해놓고, 이제 보니 김재정씨의 자료는 봤다는 것 아니냐"며 국세청이 확인한 자료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전군표 국세청장은 "개인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현재 검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만큼 검찰이 자료협조를 요청해 오면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5층 대회의실에서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이날 면담은 12시 40분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렸으며, 점심식사 이후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면담은 현재 잠시 중단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