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시기·순서까지 정해놓고 실행
CJ,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설탕업체들이 지난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동안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이들 제당3사의 담합행위를 적발하고, CJ 227억6300만원, 삼양사 180억200만원, 대한제당 103억6800만원 등 총 5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담합행위에 대해 자진신고를 한 CJ에 대해서는 과징금 50% 감면 및 검찰고발 면제조치를 내렸으며, 삼양사와 대한제당은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대표자와 본부장, 영업임원 등은 지난 1990년말 원당 수입자유화를 앞두고 경쟁심화가 예상되자 회사별 출고량 조절에 합의, 지난 1991년부터 2005년 9월까지 수시로 모여 설탕 출고량과 공장도가격을 담합해 조정했다.
특히 지난 1999년 설탕 특별소비세가 폐지되기 전까지 업체별 특소세 납세실적 자료를 교환해 합의가 정확히 준수되도록 실행을 점검해왔으며, 2000년부터는 월별 출고실적 자료를 교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또한 원당가 상승 등 가격 변동요인이 발생할 경우 영업임원들이 모여 가격변동의 정도와 시기를 합의했으며, 경로별·제품별 가격인상 정도와 인상 시기 및 순서 등을 상세히 정한 후 합의한 대로 공문을 발송해 실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제당3사의 담합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일정하게 고정되고 가격경쟁이 제한됐다"며 "제당 3사의 이익률은 10%대의 제조업 평균에 비해 현저히 높은 40%대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제당3사는 지난 1986년 이후 거의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 기준 설탕시장 내수 점유율은 CJ 48.9%, 삼양사 32.4%, 대한제당 18.7%를 차지했다.
설탕산업은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들 업체의 과점체제가 장기간 유지돼 왔으며, 특히 설탕은 고율의 관세(할당관세 35%)가 매겨져 사실상 수입이 차단돼 있기 때문에 국내 제당 3사가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