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를 하고 2개월이 지난 뒤 사업자금이 급히 필요하게 된 A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1억 5천만원을 대출받고 현재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그런데 증여세 신고·납부를 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세무서에서 증여세 1284만원을 추가로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은 A씨는 답답하기 짝이 없다.
세무전문가인 세무사에게 묻고 또 물어 증여세 신고를 정당하게 했고 세금도 다 냈다고 자부하는데 이제 와서 세금을 더 내라니 이해할 수가 없다. 곧바로 세무서로 달려가 항의를 하던 A씨는 세무공무원의 조용한 설명에 그만 땅을 치고 말았다.
세금을 더 내게 된 것은 은행대출 때문인 것을 알았기 때문. 그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은 감정평가 법인 두 곳에서 각각 1억 9000만원과 2억1000만원으로 평가를 했고, 세무서가 세법에 따라 그 평균인 2억원으로 증여세를 추징한 사실을 알았다.
다음은 A씨가 국세청 직원으로부터 들은 내용. A씨는 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 자신처럼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고 있다.
■ 현행 세법은 어떻게 규정돼 있나
보통 부동산을 증여할 경우의 증여재산은 증여당시의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시가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에는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
통상 증여재산에 대한 시가를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명백하게 시가가 드러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토지 및 주택은 공시지가와 개별(공동) 주택가격, 주택외 건물은 국세청 기준시가로 평가해 신고ㆍ납부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가'란 불특정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증여일 전후 3개월 이내의 기간 중 매매ㆍ감정ㆍ수용ㆍ경매 또는 공매가 있는 경우에는 세법에서 따로 시가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여일 전후 3개월 이내에 증여자산을 ▲매매했을 땐 그 거래가액 ▲증여자산을 2곳 이상의 감정평가 법인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으면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본다.
또 3개월 이내에 증여자산이 ▲수용ㆍ경매·공매됐을 땐 그 보상·경매·공매가액 ▲증여자산과 면적 ㆍ종류ㆍ용도ㆍ종목이 동일 또는 유사한 다른 재산이 앞서 열거된 경우가 있어도 그 가액을 시가로 간주한다.
특히 2005년 이후 증여분부터는 증여 후 3개월이 지난 매매가액, 감정가액 등도 증여일부터 매매일 등까지 가격 변동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시가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시가를 산정하기가 현저하게 곤란하다고 하더라도 매매가액이나 감정가액 등이 있을 땐 기준시가로 평가할 수 없고, 반드시 세법에 정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A씨의 경우 조금 더 기다렸다가 증여세 신고에 대한 관할 세무서의 최종 결정이 난 이후에 대출을 받거나, 증여재산 이외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으면 추가로 증여세를 추징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증여일부터 3개월 전후에는 가급적 매매나 감정을 하지 말고, 부득이하게 매매 또는 감정을 했거나 수용ㆍ경매ㆍ공매가 있는 경우에는 그 가액으로 증여세를 신고하는 것이 세금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