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과다납부한 기업이 세금을 돌려달라고 낸 불복청구에 대해 세금을 환급해주라는 결정이 또 다시 내려졌다.
지난 1월과 4월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우전자와 코오롱TNS가 대법원 판결에서 잇따라 승소해 세금을 환급받게 된 데 이어, 이번 환급 결정으로 인해 향후 분식회계 관련 소송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3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IT업체인 한국통신데이타는 지난 2002사업연도 및 2003사업연도에 81억원 상당의 매출액을 과다계상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가 지난 2005년 5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억503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매출액 과다계상을 통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더 많이 냈기 때문에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해달라며 국세청에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국세청은 "분식회계를 통해 과세관청을 기망한 납세자가 목적을 달성한 후 경정청구를 통해 이미 납부세액을 환급해달라는 것은 신의성실에 반하는 처사"라며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한국통신데이타는 이에 불복,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비춰 법인세 과세소득의 계산은 기장내용, 계정과목, 거래명의에 불구하고 그 거래의 실질내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한국통신데이타가 과다계상한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경정해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국통신데이타가 과다하게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세액에 대해 경정청구를 한 사정만으로는 '신의성실원칙'에 위반될 정도로 심한 배신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심판원의 설명이다.
심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원에서 분식회계로 인한 세금 환급과 관련한 납세자의 소송이 잇따라 인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며 "기업에 요구되는 신의성실원칙의 적용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