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친노(親盧) 주자들은 무려 8명이나 되지만 대부분 대선주자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1% 미만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친노주자 중 이해찬(李海瓚)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1~3%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김혁규(金爀珪) 신기남(辛基南) 김원웅(金元雄) 의원,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 강운태(姜雲太) 전 내무부 장관 등은 1% 지지를 얻기도 쉽지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친노 주자들이 지금처럼 각자도생 형국으로 간다면 예비경선을 통과하는 일조차 호락호락하지 않은 만큼 차라리 후보 단일화를 통해 친노 대표주자를 내세우자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김혁규 의원은 6일 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을 잇따라 면담했다. 김 의원측 이화영 의원은 "친노주자들이 분열돼 있어서 힘의 집중이 안된다. 한 번 힘을 모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게 김 의원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이 이날 접촉한 주자들은 모두 영남권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영남권에서 일정 득표율을 올릴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이른바 영남후보론 제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의원과 김 전 장관은 회동에서 "영남권에서 후보가 나와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고 후보단일화를 논의할 시점이 됐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전언이다.
유 전 장관측 김태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주의를 얘기하는 순간 도매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영남후보론을 일축했으나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친노 진영의 선두이자 단일화 논의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측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성사가능성을 섣불리 낙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강하다.
이 전 총리측 양승조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후보간 단일화 합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회의적 시각을 보였으나 한 전 총리측은 "지역을 다녀보니 친노주자간 힘을 모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더라"고 긍정론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과 우리당간 통합방식을 놓고도 친노 주자간 견해차가 드러나면서 일부 주자들은 상황에 따라 우리당에서 독자리그라도 불사한다고 주장하는 등 친노주자의 분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의원, 김두관 전 장관은 흡수합당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친노 주자들은 대등한 입장에서 당대당으로 합치는 신설합당 요구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통합논의 과정에서 몸을 낮췄던 친노 성향 의원들도 7일 모임을 갖고 민주신당과 통합방식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친노주자들의 당사수 불사 주장은 민주신당과 통합논의를 앞두고 우리당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판단의 결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