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남북관계 감안, 외교안보라인은 유임될 듯
청와대가 사의를 표명한 김성호 법무장관 교체를 계기로 이번주중 4개 부처 장관(급)을 교체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키로 한 것은 임기말 내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가 오래된 부처를 중심으로 일부 장관의 교체를 통해 내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공직사회에 기강을 다잡으면서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청와대는 대체로 국정운영 스케줄 상 9월께를 목표로,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한다는 방안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말 내각 진용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각료들의 재임기간에 다소 편차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내각 진용 전원이 임기말까지 함께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가을 정기국회를 앞두고 부분적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개진돼 온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질설' '교체설' 논란에 휩싸였던 김성호 장관이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부분 개각의 물꼬가 터졌고, 개각 시점이 앞당겼다는 게 청와대 분위기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일 부분 개각 배경에 대해 "개각에 어떤 콘셉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처별로 교체 수요가 생겼기 때문에 장관을 바꾸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했거나 교체 대상에 거론되는 장관들의 경우 대체로 재임 기간이 1년이 넘은 부처들이다.
김성호 장관은 지난해 8월 임명됐고, 사의를 표명한 박홍수 농림장관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재임해 현 각료 중 최장수 장관이다.
박 장관은 열린우리당 전국구 의원 출신으로 장관으로 2년7개월 이상 일한데다 농업분야 현안이었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후속 대책이 대체로 가닥이 잡혀 사의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함께 사의를 표명한 노준형 정통부장관도 정통관료출신으로서 1년4개월 재임해 상대적으로 장수장관으로 분류되고 있고, 다른 관료출신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용퇴키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후임 장관들에는 관료출신들이 대거 중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정통부, 농림부 장관에 임상규 국무조정실장과 윤대희 경제정책수석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번 개각 대상에는 정치권 출신인 이재정 통일부장관이나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은 포함되지 않고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6자 정상회담 개최설 등이 거론되면서 북핵 문제 및 남북관계가 임기말 핵심 현안으로 부상함에 따라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선정국 등과 맞물려 당 복귀설도 거론되던 이상수 노동장관의 경우 장관직 수행에 대한 의욕이 강해 유임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후문이다.
선거관리 주무 부처인 행자부를 맡고 있는 박명재 장관도 유임되고, 선거 등을 이유로 한 정치권 출신 장관의 자리 변동이 없는 만큼 '선거관리 내각' 구축 개념의 개각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