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의 실패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4일 KDI 대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인 '개방화시대의 한국경제'란 국제회의의 발표를 맡은 샤티쉬 챈드 호주국립대 교수는 23일 배포한 발표문을 통해 '관세와 성장의 역설'을 반박했다.
챈드 교수는 "1871~2002년간 호주의 국내총생산(GDP)과 관세율 등의 연간자료를 사용해 관세와 성장의 관계를 실증 분석한 결과 '관세와 성장의 역설'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챈드 교수는 "구체적으로 30년간 자료를 기반으로 경제성장모형을 가정하고 이를 오차수정모형을 통해 추정함으로써 정확성이 높은 동태적 분석을 실시한 결과 관세율 인하가 경제 성장과 연결되는 강한 증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분석 결과는 국가별 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에서 주로 제시되고 있는 결과들과 매우 상반된 모습"이라며 "최근 이슈로 떠오른 국가간 연구에서 나타난 관세와 성장의 역설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 발표를 맡은 국제무역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앨런 디어도프 미시간대 교수는 도하라운드 실패에 대처하기 위한 한국의 무역정책 방향으로 FTA 지속 추진 등을 제시했다.
디어도프 교수는 "양자 호혜적인 무역자유화는 이론적으로 최적의 선택은 아니지만 실증 분석에 의하면 참여 당사국의 후생이 증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은 FT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비참여국에 대한 차별을 최소한을 줄이는 정책기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원산지 규정과 FTA 참여국의 확대, 민감분야, 무역 이외의 이슈의 배제 등에 대해 더욱 각별한 정책적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국가가 단독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일방적 무역자유화를 선택할 수 있지만 이미 저관세 구조인 한국으로서는 자국 관세의 추가적 인하를 조건으로 상대 국가 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는 식의 협상을 통해 양자간 무역자유화를 추구하는 접근방식이 낫다"고 말했다.
스위스 세인트갈렌대의 사이먼 에브넛 교수는 '아태지역에서 선진국의 FTA 주도권 전망'이란 발표를 통해 "최근 미국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적극적 FTA 추진은 어려워 보이며 EU는 미국과 경쟁 없이 이 지역에서 FTA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