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예측은 정치권과 정부측이 한국은행의 고액권 발행 주장을 일축하던 대표적 논리로 활용됐으나 최근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사용 실적을 살펴보면 이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하루평균 이용건수는 작년 상반기 383만7천건에서 작년 하반기 397만2천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411만8천건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이용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3% 늘어난 것이다.
하루평균 이용금액도 작년 상반기에 3천840억원에서 하반기 3천970억원, 올해 상반기 4천12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례해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이용건수와 금액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고액권 발행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비정액권을 포함한 전체 자기앞수표의 일평균 이용건수는 481만7천건으로 이 가운데 10만원권 자기앞수표가 86%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폐만으로 대금결제가 어려운 경우 비정액 자기앞수표가 부분적으로 결제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30년 넘게 최고액권이 1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10만원 자기앞수표가 고액권 대용으로 이용이 급증하면서 빚어진 것이다.
요약하자면 일찌감치 고액권이 발행됐어야 했으나 고액권 발행이 미뤄지면서 불필요한 수표사용이 늘어 수표의 발행.보관.결제 비용만 가중시킨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2009년에 발행 예정인 10만원, 5만원 고액권이 등장하면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자기앞수표의 유통량도 비정액권 위주로 한정되면서 수표 이용건수가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