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인하조치‥세수증대에 한 몫 담당
지난 6일 국세청은 올해 소관 세입예산 139조4000억원 중 6월말 현재 79조4000억원의 세수를 거둬 56.9%의 진도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5000억원(24.3%) 증가된 것이며, 세수진도율도 49.0%를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7.9%P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세수진도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국세수입규모가 전년대비 20조원 이상 늘어난 150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세입예산보다 11조원(7.9%) 이상 초과하는 금액이 될 것이라고 국세청은 추정했다.
올해 세수가 급증한 원인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전체 국세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위 '빅3' 세목들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
올해 상반기까지 소득세수는 총 20조3315억원이 걷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8% 늘어났으며,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17조9466억원, 20조2250억원을 거둬 16.2%, 12.1%의 증가추세를 보였다.
소득세수가 급증한 원인 중에는 올해부터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가 전면 시행되는 것을 앞두고 지난해말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면서 3조원 가량의 양도세가 더 걷힌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에서는 양도세수 증가와 더불어 지난해말 공휴일이었던 관계로 교통세 이월세수가 3조1000억원 가량 올해 세입예산에 잡혔기 때문에 약 6조원이 넘는 세금이 일시적인 특이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상반기 법인세수 16.2%↑ 호조‥원인은?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세목별 자진신고율도 증가하면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도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늘어난 세금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올해 경상성장률은 전년대비 4.6% 늘어났고, 민간소비지출 증가율도 6.4% 증가하는 등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으며, 지난 3월 법인세 신고기간(12월말 결산법인)에 자진납부 증가율이 19.2%에 이르는 등 법인들의 '성실신고'도 세수호조에 한 몫을 담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법인들이 성실신고에 나선 데는 기업의 정치자금 및 비자금에 대한 경로를 원천 차단해 세금탈루 의도를 사전에 예방하는 등 사회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
또한 국세청은 고의적·지능적 탈세에 대한 범칙조사를 강화하고 탈루유형 및 수법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세무조사의 질적 혁신을 이뤄내는 등 세정측면에서도 법인세수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을 평가했다.
이와 함께 법인세수 증가의 원인이 국세청의 '세정혁신' 뿐만 아니라 경기활성화에 따른 법인들의 실적호조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는 총 26조8831억원이 걷혀 2005년에 비해 3조원 가량 감소했다. 지난 2005년 귀속 소득분부터 법인세율이 2%P 인하된 점과 법인들의 전반적인 실적부진이 법인세수 감소의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그러나 증권선물거래소의 올해 상반기 12월 결산법인 영업실적 결산 결과에는 거래소 시장에 상장된 544개의 전체 매출액과 순이익이 8.6%, 19.8% 급증하는 등 2004년 이후 악화됐던 기업실적이 3년만에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 세입예산 중 법인세수를 전년대비 3조6000억원 가량 늘어난 30조4957억원의 법인세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법인세 인하효과 이제 나타나나? =지난 2005년 법인세율 인하조치로 인해 지난해 세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올해는 경기회복 및 기업실적호조 등의 요인으로 법인세수가 사상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법인세율 인하조치가 경제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해 결국 세수증대의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에도 법인세율을 1%P 인하했지만 이듬해인 2003년의 법인세수는 33.2% 가량 늘어났으며, 2004년 3.7%의 소폭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05년에는 다시 20.0%의 세수가 증가하는 등 법인세율 인하가 경기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의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에서도 미국과 아일랜드가 법인세 감면정책을 통해 투자활성화 및 경기호황을 이뤄냈으며, 아시아 경쟁국가인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도 경쟁적인 법인세율 인하조치를 통해 지난 5년간 평균 6%대 중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하를 통한 세수부족분은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며 "법인세 인하 자체가 경제성장 활성화를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결국 기업경영이 활발해져 세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법인세율과 관련한 논란은 기업 및 경제단체에서는 국제조세경쟁에서 외국인 투자유치 및 국내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법인세율을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법인세율 인하시 세수감을 충당할 대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법인세수가 이처럼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기 활성화와 자납세수 증가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세율인하(감세)론이 좀 더 힘을 받는 모습이다.
